[미투]경찰 수사망에 오른 성폭행ㆍ성추행 의혹 가해자 51명…처벌 수위는?

-내사 15명ㆍ수사 10명…이윤택 금주 소환
-친고죄 폐지 기준으로 발생 시점 관건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경찰이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이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수사망에 오른 가해자 수가 51명으로 늘어났다. 하루 만에 10명이 증가한 것이다.

경찰청은 유명인을 포함해 총 51명에 대한 성폭행ㆍ성추행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이 가운데 정식 수사는 연극연출가 이윤택 등을 포함해 10명, 내사는 15명에 대해 진행되고 있다. 수사 대상자 중 7명과 내사 대상자 중 10명이 유명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0명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이윤택 사건의 경우 경찰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지난 12일 이미 이윤택의 자택과 김해와 서울에 위치한 극단을 압수수색해 개인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피해자 고소인 16명 가운데 절반 이상에 대한 조사도 마쳤다. 경찰은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 등을 거쳐 이윤택이 단원들에게 성폭력을 저질렀을 당시의 정황을 파악한 후 이번주 안에 이윤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2007∼2012년 극단 사무실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경남 김해 극단 번작이 대표 조증윤은 지난 9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미투 운동을 통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가운데 처음 구속된 사례다.

경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가해자들이 실제 처벌을 얼마나 받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투 운동으로 드러난 성폭력 사건 대부분이 권력관계에서 벌어진 사건인 만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나 간음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만약 피해자들의 거부 의사 표시를 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면 성폭행이나 강제추행이 인정돼 강간죄 또는 강제추행죄도 적용 가능하다.

그러나 두 혐의의 처벌 강도는 다르다.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반면, 위력에 의한 추행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강간죄도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지만, 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친다.

처벌 가능성도 사건 발생 시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과거에는 피해자가 성폭력을 당한 뒤 6개월 이내 신고하고 처벌 의사를 밝혀야 처벌이 가능했지만 지난 2016년 6월 이후 성폭력 사건의 친고죄가 폐지돼 피해자의 고소나 고발이 없더라도 가해자의 기소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친고죄 폐지 이전에 발생한 사건의 경우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 여전히 친고죄를 적용 받는다.

이윤택 사건 피해자들의 경우 대부분 2001~2010년에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당시는 형사소송법 개정 전이라 강간 공소시효도 7년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상습범일 경우 처벌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제추행을 두 번 이상 저지른 경우, 마지막 범죄 날짜를 기준으로 공소시효 10년이 시작된다. 다만 이 조항 역시 2010년 4월 만들어져 이전에 발생한 성범죄에 대해선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관건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피의자가 상습범일 경우 사건 발생 시점에 따라 공소시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사 대상은 앞으로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투 운동으로 성폭력에 대한 처벌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는 지난 8일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ㆍ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성폭력 범죄 처벌은 물론 피해자 보호 대책을 강화했다. 대책에 따르면 업무상 위계ㆍ위력에 의한 간음죄에 대한 법정형을 현행 징역 5년 이하, 벌금 1500만원에서 징역 10년 이하, 벌금 5000만원 이하로 2배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소시효를 업무상 위계ㆍ위력 간음죄의 경우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업무상 위계ㆍ위력 추행죄의 경우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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