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버텨낸 전기차 배터리 업계…“좋아질 일만 남았다”

- 원자재 가격 상승 문제 선제적 대응
- 유럽 전기차 시장 확대로 기대감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전기차 대중화를 향한 패러다임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국내 배터리업계도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일환으로 단행된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제외, 핵심 원자재값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라는 ‘악재’가 오히려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 ‘체력’을 다질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는 평도 나온다.

우선 최근 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 부상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관련해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국내 배터리업계의 노력이 점차 결실을 맺는 분위기다. 최근 삼성SDI와 포스코 컨소시엄은 칠레 리튬 프로젝트 최종 사업자로 선정돼 현지에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이로써 삼성SDI와 포스코는 향후 안정된 리튬 수급을 바탕으로 오는 2021년 하반기부터 전기차용 양극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생산 모습 [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역시 핵심 원자재들을 대거 확보하며 원료수급 안정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이노베이션은 호주 배터리 원재료 생산업체인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와 황산코발트, 황산니켈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SK이노베이션은 2020년부터 호주 퀸즐랜드 스코니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황산코발트 1만 2000톤, 황산니켈 6만톤을 매년 공급 받게된다.

LG화학은 완성차업체로부터 배터리를 수주받을 시 원자재값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원자재 가격 쇼크’를 방어하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지금부터 수주하는 것은 메탈 값을 연동해서 수주한다”면서 “원자재 회사와의 협력이라든가, 배터리에 코발트를 덜 쓰는 방식을 연구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전히 해소되고 있지 않은 사드 여파로 인한 충격도 안정화된 모양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인 중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지만, 현지 공장에서 타국에 납품할 제품을 생산하거나 생산제품을 대체하는 등 위기를 잘 대응하고 있다는 평이다. 실제 중국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 조사결과 지난해 연간 기준 전 세계 전기차에 출하된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LG화학과 삼성SDI가 각각 4위와 5위에 올라섰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거대 시장인 중국은 다시 함께가야 하는 시장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현재 전기차 시대를 주도하는 지역이 유럽에 집중돼 있는 만큼 지금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 유럽에서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해야할 때”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유럽을 중심으로 ‘디젤차 퇴출’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배터리업계에 또 다른 ‘훈풍’이 불것이란 관측도 제기 된다. 최근 독일 연방 행정법원은 각 도시에 디젤차 시내 주행금지 조치를 내리라고 명령을 내렸고, 제네바 모토쇼에서 도요타는 유럽과 러시아에서 더 이상 디젤차를 팔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디젤차 감소로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국내 배터리업계의 수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나 원자재값 이슈로 국내 업계가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다. 글로벌 경쟁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배터리업계의)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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