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특위, 문재인 대통령에게 헌법개정안 초안 보고

- 국민헌법특위, 문재인 대통령에게 개정 자문안 초안 13일 보고
- 대통령 권한 줄이고, 국회 권한 강화… ‘안전권’이 국미 기본권에 처음 도입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특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헌법 개정 자문안 초안을 보고했다. 초안의 기본 틀은 국민주권, 기본권 강화, 지방분권 강화, 견제와 균형, 민생개헌 등을 5대 원칙으로 해 마련됐다.

지난 2월 13일 출범한 특위는 국민의견 수렴을 위해 홈페이지 및 SNS, 이메일, 우편 등을 통해 각계의 의견을 접수했으며, 수도권 등 4개 권역별 숙의 토론회와 청소년·청년 숙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국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여론조사도 실시했다.

특위는 개헌 관련 주요 기관과 학회, 단체 등과 모두 23회에 걸친 간담회를 실시했고, 국회와 대법원·헌법재판소 등을 방문해 개헌관련 의견을 듣기도 했다. 국민참여도 특위가 주력했던 부분이다.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52만5209명이었으며, SNS조회(536만명)와 오프라인(3737명)을 통해 초안 마련에 참석한 인사는 모두 588만9284명에 이른다고 특위는 전했다. 개진된 의견 건수는 모두 70만건을 넘는다.


초안의 특징은 헌법 표기를 한글화했다는 점이다. 특위는 “일본식 표기 어법 등을 우리 문법에 맞도록 변경하고, 헌법의 문장과 일상적 생활 언어를 가급적 일치 시키기 위해 표준말 사용을 원칙으로 했다”고 밝혔다.

5대 원칙 가운데 국민주권 개헌 부문은 대의기구 구성에 있어 비례성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현행 소선거구제 하에서 ‘비례성’ 문제는 대의제 민주주의 하에서 민의를 왜곡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혀왔다. 예컨대 대도시 지역의 경우 유권자당 국회의원 수가 농어촌 지역에 비해 적어, 농어촌 지역의 의사가 과대대표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직접 민주주의 요소도 헌법에 조문화하기로 했다. 특위는 “대의제의 한계를 보완키 위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의 사법 참여 확대 근거도 마련된다. 특위는 “관료적 법관에 의한 독점적 재판권을 견제하고 사법 민주주의를 실현키 위해”라고 덧붙였다.

국민 기본권 강화 부문에선 ‘안전권’이 신설된다.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국가가 보장해주는 한편, 각종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권한이 국민의 기본권에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연령 성별, 지역 등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수 있는 권한도 확대된다. 특위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현존하는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적극적 차별해소 정책의 근거가 헌법에 마련되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자치분권 강화 부문에선 지방분권이 한국의 새로운 국가 질서라는 점을 헌법에 명기키로 했다. 지방정부의 자율성도 확대된다. 헌법에는 지방정부가 입법, 재정, 조직 등 관련 업무를 스스로 확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추가했다. 그간 지방 정부는 중앙정부의 재정에 의존하는 상황이 연출돼왔는데, 재정 자립은 지방정부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주요 근거가 될 전망이다. 지방정부의 권한 확대에 걸맞는 주민참여 방안도 헌법에 명시된다. 구체적으로는 지자체장의 비위 행위가 확인될 경우 임기중이라도 그를 경질 할 수 있도록 ‘주민소환제’ 등이 방법론으로 제시된다.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이 작동할 수 있도록 권한을 재배분하는 방안도 초안에 담겼다. 헌법기관 구성에 관여 할 수 있는 국회의 권한이 확대되고, 법률안과 예산안 심사권을 실질화 할 수 있는 방안이 초안에 담겼다. 현재까지는 기획재정부가 사실상 예산 기획과 심의를 거의 전담했으나 앞으로는 기재부가 가진 권한을 국회가 이양받는 방식으로 권한 분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제약도 가해진다. 헌법기관을 구성할 때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줄이는 것이 큰 방향이성이다. 헌법기관에는 국회, 정부, 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감사원장과 중앙선관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임명 권한은 국회나 사법부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대법원장에게 거의 전적으로 부여된 사법부 인사권을 축소ㆍ조정하는 방안도 초안에 담겼다.

민생 개헌 부문에선 소상공인 보호와 육성, 양질의 생산품ㆍ서비스를 제공받을 소비자의 권리가 보장되게 된다.아울러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대비한 사회보장을 강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일과 생활의 균형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국가의 노력 의무를 명시토록 했다. 또 경제민주화의 의미를 분명히 하고 토지의 특수성을 명시하여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국가 노력의 근거도 마련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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