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심각’ 보라카이, 올여름엔 여행 못 갈 수도 있어요

필리핀 정부 ‘안전ㆍ사업자 생계’ 고려
비수기 6~9월 중 60일간 폐쇄 추진 중
하수도시설 보수 등 환경개선 나설 듯

[헤럴드경제=이슈섹션]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필리핀 보라카이에 한동안 여행을 못 갈지도 모르겠다.

필리핀 관광청과 환경청, 지방정부 등이 ‘60일간 섬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 매체 ABS-CBN과 인콰이어러는 “쓰레기 등 오염이 심해 오는 6~9월 중 두 달간 섬을 폐쇄하고 환경 개선 및 시설 보수 방안 등에 힘쓰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섬 폐쇄 추진을 하고 있는 필리핀 완다 테오(Wanda Teo) 관광청 장관과 에두아르도 아뇨(Eduardo Año) 지방정부 장관은 “1만9000명에 달하는 현지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해 섬 사업장 폐쇄는 관광객들이 거의 없는 장마철인 6~7월에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덧붙여 “섬을 두 달간 폐쇄하기로 한 것은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낡은 숙박시설과 도로 및 배수시설 수리, 불법 구조물 철거 등을 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일부 업체들은 이미 하수도 시스템 개선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프레데릭 아레그레 관광청 차관보는 “구체적인 날짜가 결정되면 호텔과 여행사 등에 더는 예약을 받지 말라고 지시할 것”이라며 “이미 보라카이 관광지 방문을 예약한 여행객에게는 필리핀 내 다른 곳으로 행선지를 바꾸거나 다시 예약하도록 권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관광청은 보라카이 방문 관광객의 적정 수용인원을 이미 지난 2008년에 넘겼다고 보고 인근 카틱란 해변 등을 새 휴양지로 개발, 관광객 분산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보라카이의 오염 문제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다. 그는 지난달 다바오 비즈니스포럼에서 “보라카이 섬은 시궁창”이라며 6개월 안에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폐쇄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 필리핀 정부가 밝힌 보라카이의 환경오염의 원인은 ‘쓰레기’와 ‘부족한 하수도 시설’이다. 특히 대부분의 관광시설들에 하수도가 없어 폐수를 마구 버리는 바람에 섬의 습지 9곳 중 5곳이 파괴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필리핀 관광청은 지난달 26일 섬 내 호텔과 리조트에 대한 새로운 인가를 6개월간 금지시키기도 했다.

한편 필리핀 중부의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는 한 해 2000만명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관광 수입은 연간 560억페소(약 1조1500억원)에 이른다. 최다 관광객은 중국인으로, 우리나라 관광객은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종종 동남아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해 유명 휴양지를 폐쇄하는 경우가 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영화 ‘더 비치’의 배경이었던 태국 피피섬의 마야 해변도 오는 6~9월 관광할수 없다. 역시 섬 주변의 해양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다. 태국의 경우, 지난 2016년에도 관광객과 다이버들의 천국인 코타차이 섬을 일시 폐쇄했었다.

아직까지 폐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필리핀 정부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여 필리핀 관광을 계획하고 있다면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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