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소환 D-1] 증언은 차고 넘치는데…‘피의자 이명박’ 핵심은 뇌물죄 입증

뇌물수수·비자금 조성등 20여가지 혐의
다스 소송비 대납 등 100억대 뇌물 판단
다스 실소유주·경영비리 사법판단도 주목

‘공범’ 재판 회부 ‘주범MB’ 구속영장 불가피
검찰 질문지 초안 100쪽 넘어 조사 길어질듯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조사 받게 될 100억 원대 뇌물죄를 비롯한 20개에 달하는 혐의에 관심이 모인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뇌물수수 등 20개에 달한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BBK 주가조작 사건’ 피해자인 장용훈 옵셔널캐피털 대표가 이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뒤 약 5개월 만이다.

MB 소환 D-1.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이 전 대통령 강남 사무실 앞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인사 청탁 등 명목 뇌물 수수, 다스(DAS) 실소유주 및 비자금 조성, 미국 소송 관여 및 소송비 대납, 청와대 기록물 불법 반출, 허위재산 신고 등으로 불어났다.

특히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며 관심이 쏠렸던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과 경영 비리에 대한 사법 판단이 이번 수사를 통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가 BBK 투자금 140억 원을 회수하는 소송 과정에 청와대 등 국가기관을 개입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직권남용). 삼성전자로 하여금 다스 소송비 60억여 원을 대신 내도록 하고(뇌물수수), 다스를 통해 수백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횡령 등)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범죄 사실이 성립하려면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라는 전제가 성립해야한다. 따라서 다스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려는 이 전 대통령과 검찰의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다수 재판에 넘겼다. 공모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들 혐의는 이 전 대통령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영배 금강 대표,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각각 90억 원대ㆍ60억 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로 최근 구속 기소됐다.

또 국정원으로부터 각각 특활비 4억 원과 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진모(52) 전 민정2비서관도 지난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범죄를 공모한 측근들이 잇따라 구속 기소된 만큼, ‘주범’으로 판단되는 이 전 대통령도 구속영장 청구를 피해가긴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또 100억 원대에 달하는 뇌물수수 혐의가 얼마나 입증되느냐도 이 전 대통령 신병 처리 방향의 핵심으로 꼽힌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1억 원 이상 뇌물을 수수한 사람에 대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가 광범위한 만큼 검찰 조사는 장시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준비한 질문지 초안의 분량이 100쪽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간상 문제로 서울중앙지검 2차장 산하에서 수사하고 있는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혐의 등에 대한 조사는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유은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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