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철수’VS‘묵묵부답’…인천공항 T1 면세점 2R

업계 “객단가 등 감안 임대료 조정을”
중소면세점들 공동대응에도 ‘…’
협의테이블조차 마련않자 업계 발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임대료 협상과 관련해 업체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해놓고 정작 협의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않는 ‘불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집주인 격인 공항공사의 ‘마이웨이’에 면세 사업자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최근 제2여객터미널 개항으로 T1 여객 수요가 줄어든 점을 감안해 지난달 13일 임대료 27.9% 일괄 감면을 골자로 한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면세점들은 입점 구간에 따라 차등 감면(30% α)을 주장하면서 임대료 계약 특약을 근거로 협의 테이블부터 마련돼야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특약 제3-1조는 “현재 전망과 다른 많은 영업환경 변화가 있거나 임대료 방식을 달리 정할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공항공사는 사업자와 협의하여 전문 용역 등을 통해 임대료 납부 방식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면세점 임대료 협상과 관련해 ‘불통’ 행보로 면세점사업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1월 오픈한 제2여객 터미널 면세점 모습. [제공=신세계면세점]

업체들의 반발이 일자 공항공사 측은 일방적 통보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임대료를 27.9% 우선 인하하고, 매 반기마다 구역별로 실제 출발여객분담률의 감소 비율을 적용해 최종 임대료 감면 수준을 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T1에서 객단가(1인당 평균 구매액) 높은 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가 빠져나갔고,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이 탑승장을 동편으로 옮기는 등 자리 조정이 일어난 영향은 공사가 감안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T1에서 항공사가 자리를 이동하지 않았다면 공사가 얘기하는 것처럼 고객수 증감 만을 고려하면 되지만, T2로 항공사가 이전했고 고객 구매력 차이가 큰 상황이기 때문에 계약서에 따라 이를 감안해 임대료 인하폭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

업계에서 ‘철수 검토’ 얘기까지 나오자 공사 측은 최근 “사업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있고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이같은 입장을 밝힌지 일주일 가량 지났지만 여전히 협의 테이블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게 업체들 주장이다. 이들은 롯데가 철수한 자리에 대한 재입찰 등을 앞두고 있어 속시원히 불만도 털어놓지 못하는 형편이다. “최악의 경우 철수를 포함한 여러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우선은 대화 자리가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는 게 이들의 일관된 입장이다. 최근 면세사업자들 의견 청취 과정이 있었는지 공사 측의 답변을 들으려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SM면세점, 엔타스면세점, 시티면세점, 삼익면세점 등 중소ㆍ중견면세점들은 급기야 공동 대응을 위해 지난 13일 회동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1월 공사 측에 대기업 면세점들과 임대료를 차등 적용해줄 것 등을 골자로 한 공문을 전달했지만 이와 관련해서도 답변을 듣지 못했다. 한 업체 임원은 “중소기업은 그야말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거래 조건이 열악하고 상품 마진도 차이가 많지만 공사에선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다”며 “공사가 제시한 27.9% 감면안을 받아들일 수 없고 중소기업에 대한 추가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금요일(16일)쯤 공사쪽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혜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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