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톡톡] ‘미투’ 여파…‘성범죄 제약사’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취소한다

-복지부, 혁신형 제약기업 윤리성 강화 개정안 마련
-성범죄 등 발생하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취소
-최근 제약업계도 미투 확산될까 조심하는 분위기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문화계, 정치계에 이어 전 분야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제약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성범죄와 연루된 제약사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취소하는 방안을 내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최근 제약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윤리성 강화를 위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마련, 행정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제약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는 연 매출액 대비 일정 비율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들을 선정해 약가 우대, 법인세 공제 등 각종 혜택을 지원하는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불법 리베이트 행위 등이 적발된 기업은 혁신형 제약기업에서 퇴출시키고 있다. 이에 지난 해 리베이트 제공이 확인된 두 곳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 취소되면서 현재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45곳이 있다.

하지만 최근 제약업계에서 횡령, 주가조작 등의 비윤리적 행위가 발생하자 복지부는 혁신형 제약기업 기준에 윤리성 부분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성범죄가 있었던 제약기업도 인증을 취소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제약기업의 임원(이사, 감사)이 횡령, 배임, 주가조작을 하거나 하위 임직원에게 폭행, 모욕, 성범죄 등 중대한 비윤리적 행위를 저질러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경우 3년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을 수 없거나 인증을 취소할 수 있다.

다만 기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고시 시행일 이전 행위에 대해서는 종전 고시를 적용하되 인증 재평가를 받을 땐 개정 고시가 적용된다.

인증 취소 기준도 강화돼 기존에는 과징금 기준이 인증 신청 이전에는 2000만원~6억원, 인증기간 중에는 500만원~1000만원이었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리베이트 금액이 500만원 이상이면 인증이 취소된다. 리베이트 횟수도 기존 3회에서 2회 이상으로 강화된다.

특히 성범죄 기업에 대한 인증 취소 기준이 마련된 것에 제약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실제 다국적제약사 한국얀센에서는 최근 퇴사한 직원이 전체 메일을 통해 제약업계에 만연하고 있는 성추행 및 성폭력에 대해 폭로를 한 바 있다.

익명으로 기업 직원들이 회사 내부 문제를 공유하는 어플인 ’블라인드‘에도 제약업계에서 일어나는 성추행 사례 등이 올라오고 있다. 제약사 직원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J약품 S사장이 회식자리에서 내 몸을 만졌다‘ 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 제약업계는 과거부터 남성 중심, 접대 문화가 만연했던 분야 중 하나였다. 때문에 이번 미투 확산에 따라 행여나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이 오지 않을까 조심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미투 운동으로 남자 직원들은 회식에 참여하지 않거나 하는 등 매우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지금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성추행 사건 등이 외부로 알려지면 기업 이미지는 엄청난 타격을 입기 때문에 긴장하는 제약사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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