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폭탄 맞은 자영업자…해고 대신 가격인상 쪽으로?

역대 최대 폭의 최저임금 인상이후 영세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에 직원 고용을 유지할 여력이 없어 대량 실업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들이 ‘기우’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최저임금 시행 초기인 만큼 당장 고용을 줄이기 보다는 제품ㆍ서비스의 가격 인상을 통해 이를 상쇄하는 분위기가 대체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총력을 쏟고 있는 일자리 안정자금과 소상공인 지원 대책 등이 빠른 속도로 정착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직원 해고를 자제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4일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영업자 수는 552만6000명으로 전달에 비해 7만명 줄었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전달에 비해선 다소 감소했지만, 최저임금 시행 전인 지난해 12월에 비교해선 13만명이 증가했다. 직원없이 업체를 꾸려가는 ‘나홀로 사장님’을 뜻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7만6000명이 감소했다. 전체 자영업자 수 감소의 여파가 반영된 면도 있지만, 전체 자영업자 수 감소폭을 감안하면 대량 해고사태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직원을 줄이는 만큼 가족, 친지 등으로 고용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지만, 지난달 무급가족종사자 수 역시 지난 12월에 비해 4만명 감소하며 예상을 빗나갔다.

이같은 고용지표를 놓고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이 제품ㆍ서비스 단가 인상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물가 동향을 보면, 서비스 물가는 1.7% 올라 전체물가를 0.9%포인트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2.4%로 전달보다 0.4%포인트 증가했고, 음식 및 숙박 물가 상승률도 2.8%로 2012년 1월(4.1%)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의 각종 지원책도 고용 유지를 떠받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부는 지난 6일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건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제도 시행 첫달인 1월에 비해 하루 평균 신청 노동자수가 한달여만에 12배 이상 껑충 뛴 것이다. 여기에 신규 직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 소상공인ㆍ영세 중소기업을 위한 신용카드 우대수수료 확대, 음식점 부가세 감면 등 지원 대책도 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최저임금 태풍이 당장 고용시장 전반을 휩쓸지는 않겠지만, 부문별로 타격을 입는 곳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업이나 제조업의 경우 자동화나 무인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경우 고용시장 여파는 현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덧붙여 “영세업체의 경우 최저임금을 요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비공식 고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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