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폼페이오 카드’, 북미대화 협상력 극대화 위한 ‘회심의 한수’

-트럼프 신뢰 폼페이오, 틸러슨보다 믿을만한 협상가
-트럼프 “폼페이오와는 항상 같은 주파수…관계 매우 좋다” 극찬
-폼페이오 임명, 의회 일정과 청문회 절차 등 감안 4월말 가능

[헤럴드경제=신대원ㆍ문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외교사령탑을 교체한 가운데 세기의 외교이벤트가 될 북미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나름 ‘회심의 한수’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의견대립을 보여온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을 경질하는 대신 궁합이 잘 맞는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을 신임 국무장관으로 발탁함으로써 북미대화 협상력을 극대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외교라인 수뇌부의 극적인 재편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 이벤트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어난 것”이라면서 “이 두 가지는 확실히 서로 연계돼 있다”며 폼페이오 국무장관 카드가 북미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는 이날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협상가들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그들의 지도자를 신뢰성 있게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폼페이오 국장이 대통령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고 대통령이 이러한 대표성을 줄 수 있다면 잠재적으로 틸러슨 장관보다 더 믿을만한 협상가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측 차석대표도 “폼페이오 국장을 차기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아주 뛰어난 선택”이라며 “앞으로 국무부가 외교적 역할을 잘 수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니얼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 역시 같은 날 연구소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북한체제는 정보기관 수장인 CIA국장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존중하기 때문에 폼페이오 국장이 대북협상에서 우위”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도 비핵화 카드까지 들고 미국과 큰 도박을 벌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는 틸러슨 전 장관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대변할 수 있는 폼페이오 국장이 더 나은 상대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장관 교체 배경에 대해 언급하면서 틸러슨 장관에게는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 반면, 폼페이오 국장에 대해서는 “우리는 항상 같은 주파수를 맞춰왔다. 관계가 매우 좋다”며 무한 신뢰를 보냈다.

여기에 더해 폼페이오 국장이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강경파로 알려졌지만 정보기관 수장에 맞는 역할을 한 것으로, 국무장관으로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 민간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외교에서는 대통령과 국무장관의 궁합이라는 한 가지 기준이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한다”면서 “이번 교체에 워싱턴 주변 외교전문가들은 깜짝 놀라겠지만 틸러슨은 대통령과 궁합이 맞지 않아 교체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전격적인 외교사령탑 교체에 놀라면서도 북미정상회담 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어차피 정상회담 등 북미대화는 정상들의 의지에 따른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의지가 강한 만큼 폼페이오 국장도 이에 적극적으로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폼페이오 국장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의 대화채널을 통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결정 이후 미국의 독자제재 예외 인정 결정과 남북ㆍ북미정상회담 성사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폼페이오 국장의 국무장관 임명 절차는 자료수집과 서류검증 등 청문회 준비와 청문회 이후 약 2주 간 인준표결 절차, 그리고 휴회 등 미 의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4월말께 마무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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