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 남북정상회담 ‘원샷’ 의제… 모든 것 다 오른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오는 4월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테이블에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협정 등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종합선물세트’가 오를 전망이다. 청와대 측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언급하며 예상가능한 모든 의제가 테이블 위에 오를 것이라 설명했다. 지난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5년만에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오는 5월 열릴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한과 미국의 관계 정상화를 상징하는 ‘수교’ 가능성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여러가지 복잡하게 꼬인 매듭을 생각한다면 하나하나 푸는 방식이 아니라 ‘고르디우스 매듭’을 끊어버리듯 하는 방식이 이번에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해당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칼로 잘랐다고 하는 전설 속의 매듭으로 대담한 방법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말할 때 사용되는 수사다.

[사진=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패럴림픽 장애인 바이애슬론 예선 경기를 관람하며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이 추구하는 최종 목표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의제들이 모두 남북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953년 7월 27 판문점에서는 유엔군 총사령관 클라크와 북한 원수 김일성, 중국인민군 사령관 팽덕회 3인이 모여 정전협정을 체결했다. 이 정전협정은 전쟁을 중단한다는 의미로, 전쟁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전협정과는 의미가 다르다. 정전협정 체결 당시 한국은 협정 주체로 참여치 못했지만, 4월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종전 선언을 위한 다자(多者) 회담이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남한과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면, 5월에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서 재확인하고, 중국 역시 중재에 참여토록 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구상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북한은 지난 2002년 미국에 종전협정을 넘어선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해왔다. 지난 2000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클린턴 행정부 당시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에게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접는 대신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 포함될 정부 인사를 누구로 정할 것인가, 회담 준비는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어느 부처가 들어갈 것인가 등에 대해 논의가 진행중이다. 15일이나 16일께 발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한과 미국이 함께 북한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약속할 경우 북한이 내놓을 카드는 비핵화 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다.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은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10·4 선언에도 포함된 바 있다.

논의의 큰 틀은 지난해 문 대통령이 밝힌 ‘베를린 평화구상’이 될 전망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남한 특사단과의 면담에서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 아주 소상히 알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정상회담의 의제 역시 ‘베를린 평화구상’ 내에서 움직일 공산이 크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인위적 통일을 배제한 평화 추구 ▷북한 체제 안전 보장과 한반도 비핵화 추구 ▷남북 합의 법제화 및 종전 선언과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남북 철도연결,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된 비정치적 교류협력 지속 등을 5가지 원칙으로 내세운 바 있다. 과거 10·4 선언 당시 북측이 거부했던 ‘남북정상회담 정례화’도 회담 의제에 오를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안팎에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과, 경제제재 완화가 시급한 김 위원장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관련의제들이 모두 일괄 타결되는 방안이 4월과 5월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미국이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최종 상태’(End State)를 합의하자는 뜻 아니었겠냐”고 말했다. 최종상태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CVID)하고, 미국은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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