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퇴진’ 갈등…법무부에 특별감사 요청

-공단 변호사 90명, 법무부에 이사장 해임 건의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대한법률구조공단(이사장 이헌)이 파업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공단 측이 이사장 퇴진을 요구한 일반직 간부 63명을 감사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다. 법무부 산하 기관에서 이같은 이유로 특별감사를 청구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법무부는 지난 13일 공단 측이 요청한 특별감사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공단 일반직 간부 63명은 지난 9일 “노동조합의 전면 파업 등을 해결하려면 이사장이 사퇴해야 한다”며 이사장 퇴진을 요구했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보직에서 물러났다. 공단 측은 법무부에 보낸 공문에서 “일반직 간부들의 행동은 사실상 노조의 불법파업에 동조한 것“이라며 ”공단 이사장에 대한 집단적인 항명으로서 조직 기강 확립 및 업무 정상화를 위해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설명=지난 1월 21일 경북 김천시 대한법률구조공단 전경] [사진=고도예 기자/yeah@heraldcorp.com]

법무부는 감사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단 측 요구사항 뿐 아니라 추가로 구조공단 (갈등) 사태의 원인이 되는 전반에 대해서도 감사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법무부가 실제 감사에 착수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는 이번 파업이 근로조건 유지와 개선을 위한 합법적인 쟁의행위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공단 측은 최근 ‘노동조합의 불법파업을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헌 이사장 직위 유지를 놓고 노사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공단 변호사 90여명도 이날 오후 연대서명으로 법무부에 이사장 해임 건의서를 제출했다. 공단 내 일반직 노동조합과 간부들에 이어 변호사 직군까지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공단 내 19명의 변호사들은 이날 신규 노조를 설립했다. 변호사 노조 관계자는 “이사장 퇴진 요구에 나설지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1일 공단 일반직 노조의 총파업에서부터 시작됐다. 공단에서는 일반직 623명, 변호사직 101명, 공익법무관 171여명과 임시직이 근무하고 있다. 일반직 노조는 지난해부터 공단 측과 단체 교섭을 하면서 ‘일반직과 변호사직에 대한 차별을 철폐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총파업에 나섰다.

이헌 이사장은 지난 2015년 당시 새누리당 추천으로 ‘4ㆍ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은 인물이다. 그는 같은해 11월 “특조위가 박 (전)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조사를 개시하면 위원직을 사퇴하겠다”며 기자회견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이사장은 결국 지난 2016년 2월 “특조위가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부위원장을 사퇴한 뒤 석달 만에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yeah@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