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다시 “주한미군 철수” 주장…속내는?

-북한 노동신문 “남조선 인민들 주한미군 무조건적 철수 원해” 주장
-北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대미 협상력 제고 목적이라는 분석 쏟아져
-“북측 주한미군 철수 주장의 강도가 약화…행간 읽어야” 지적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다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4일자 ‘약탈자의 흉계가 깔린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제하 기사에서 현재 한미간 협상이 진행중인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주한미군을 영구히 주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포문을 연 뒤 ‘남조선 인민들이 주한미군의 무조건적인 철수를 바란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내외가 지난 6일 남측 대북특사단과의 만찬이 끝난 뒤 배웅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북한은 기본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왔지만, 동북아 정세가 변할 때 주한미군 용인을 시사하며 입장을 선회하기도 했다.

김일석 주석 시절인 1992년 당시 김용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는 아널드 캔터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과의 회담에서 ‘조건부 주한미군 주둔 용인’ 의사를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2000년에는 김대중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주한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5일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을 만나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며 김일성, 김정일을 존중하는 입장을 보였고,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4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할 정도로 전향적 자세를 보였다. 아울러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따로 다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남측 대북특사단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답해 5월 사상 최초로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된 상태다.

이 상황에서 북한이 굳이 다시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든 배경이 오리무중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4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도권, 협상력을 잃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한다. 마침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과 엇박자를 보이던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을 경질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이를 놓고 미국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라인의 전열을 재정비했다는 해석이 나오던 터다.

북한은 남측 대북특사단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5월 북미정상회담 참가 의사를 확인한 지난 9일 이후 대미 비난 수위를 낮춰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대북 온건파 틸러슨의 경질 및 대북 강경파인 폼페이오의 국무장관 임명 소식이 날아든 다음날 북한이 다시 ‘주한미군 철수’ 포화를 쏟아낸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해석에 대해 ‘침소봉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한미군 철수 주장으로 과연 대미 협상력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오히려 과거에 비해 주한미군 철수 주장의 강도가 약해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대미 비판용 단골 메뉴인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하루 아침에 중단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북한은 이번에 직접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않고 ‘남조선 인민들이 주한미군 철수를 바란다’는 식의 표현을 썼다. 그건 과거에 비해 강도가 약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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