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강타한 고용한파…판매직 7만명 이상 줄었다

-도ㆍ소매 9만여명↓ 등 마이너스 성장세
-업계, 최저임금 인상 여파인지 예의주시
-주요유통사 채용도 위축…반전 어려울듯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봄기운이 완연해졌지만 유통업계의 고용한파는 지독하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8년만 최저치인 10만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판매직 등 유통업계 취업자 수는 이보다 열악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유통기업의 채용 규모도 예년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여, 업계에 불어닥친 찬바람은 한동안 이어질 조짐이다.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서 ‘산업별 취업자’를 보면 도매 및 소매업 2월 취업자 수는 373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383만1000명)에 비해 9만2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 및 소매업 카테고리는 자동차 및 부품 판매업, 도매 및 상품중개업, 소매업 종사자를 포함한다. 

2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둔화된 가운데 특히 유통업계 취업자수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일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롯데몰 군산점 채용박람회 모습. [제공=연합뉴스]

‘직업별 취업자 증감’ 통계를 보면 서비스ㆍ판매종사자는 지난해 1월과 2월 각각 9만명씩 증가했으나 올 1월과 2월에는 각각 3만5000명, 2만6000명 감소했다. 특히 판매종사자 취업자 수는 올해 2월 307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314만7000명)보다 7만6000명 줄었다. 판매종사자는 영업직, 매장 판매 및 상품 대여직, 통신 및 방문ㆍ노점 판매 관련직 등을 아우른다.

같은 기간 관리자ㆍ전문가 및 관련종사자가 8만9000명(2017년 2월 563만4000명→2018년 2월 572만3000명), 사무종사자는 14만4000명(458만9000명→473만3000명), 농림ㆍ어업 숙련종사자는 5만명(89만2000명→94만2000명)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정부는 취업자 수 성장폭 둔화는 한파 등 기상악화와 설 연휴 등이 겹치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2월 신규 취업자 수가 크게 늘었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지난달과 비교해서도 도매 및 소매업 종사자 수는 3만2000여명, 판매 종사자 수는 1만3000명 가량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권혁 부산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단기적으로 고용불안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최저임금 상승에 대응하는 지원책과 지속적이고 예측가능한 정책 방향을 제시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롯데ㆍ신세계ㆍ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의 올해 고용 계획도 예년보다 축소된 수준이라는 점에서 업계 고용지표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는 올해 1만명 이상 채용 예정이나 스타필드 고양점 오픈이 있었던 작년 수준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채용을 앞둔 롯데는 채용 규모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으나 마찬가지로 예년 수준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백화점과 마트 신규 출점 계획이 전무한 탓이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은 연말께 면세점 오픈을 앞두고 있어 채용 규모를 확대키로 했다. 지난해 상반기(약 1950명)에 비해 60% 이상 늘어난 3150여명을 올 상반기 채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점의 성장세가 주춤하기도 하고 각종 유통규제까지 겹치면서 올해는 주요 유통사들의 신규 출점 계획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보통 마트나 쇼핑몰 등에서 고용 창출이 크게 이뤄지기 때문에 올해는 유통사 대부분이 채용 확대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