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하고, 연 2~5주 법정병가제 도입해야”…OECD, 한국에 권고

‘韓 공공사회지출 적어 수백만 근로자 보호 사각지대’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도산이나 폐업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자발적 퇴직자에게 고용보험 수급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현행제도를 개선해 수급 근로자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국제기구의 권고가 나왔다.

또 대부분의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건강상 문제가 있는 노동자의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가 없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2~5주의 법정 병가를 부여하는 제도와 질병에 걸린 노동자를 지원하는 사회보험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4일(현지시간)일 ‘사람과 일자리의 연계: 한국의 더 나은 사회 및 고용보장을 향하여’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권고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지난 40여년간 빠르게 성장해 대다수 OECD 회원국의 생활수준을 따라잡았으나, 회원국에 비해 공공사회지출 수준이 현저히 낮고 사회보험 사각지대가 많다며 포용적 성장을 위한 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지출 비중은 10.4%(2016년 기준)로 OECD 평균(21.0%)의 절반이며 멕시코에 이어 최하위다. 특히 프랑스(31.5%)나 핀란드(30.8%)의 3분의1 수준이며, 독일(25.3%), 영국(21.5%), 미국(19.3%)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다.

보고서는 한국의 사회보장기관에서 도움이 필요한 수백만 가구에 소득과 고용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나, 정책과 규칙 시행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사회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는 낮은 수준의 일자리에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노사간 협약을 통해서도 노동자들이 보호되고 있으나 고용형태가 분명하지 않은 비정규직의 경우 여기에서도 제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민간 부문 노동자의 약 절반 정도만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며, 570만명의 자영업자와 120만명의 가족 종사자, 영세사업장에 근무하거나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400만명의 노동자들에게는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대다수 OECD 회원국들은 건강상 문제가 있는 노동자에게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를 구축하고 있으나 한국은 이러한 제도가 없어 질병에 걸린 노동자들은 심각한 위기에 처하는 경우가 많으며, 직장복귀에도 오랜 기간이 걸린다며 개선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무엇보다 고용보험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자발적 퇴직자에게 고용보험 수급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 수급 근로자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사업주가 모든 근로자를 고용보험에 가입시키도록 근로감독관의 권한을 강화하고, 피보험자격 확인 제도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적 적용 범위와 실제 수급 실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도록 행정기관의 데이터 연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건강 문제가 있는 노동자를 위해선 OECD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사업주가 노동자들에게 연간 2-5주의 법정 병가를 부여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예상치 못한 질병에 걸린 노동자에게 상병 급여(현금 급여)를 지급하는 새로운 사회보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노동자의 건강 회복과 신속한 직장 복귀에 중점을 두고 소득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소득 가정과 근로 빈곤층의 상황개선을 위해선 ‘가족 부양 의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의무를 폐지할 경우 혜택받는 수급자가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현정부가 복지를 개선하고 저소득 구직자와 저소득 가정에 대한 적절한 지원을 보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사회안전망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포용적 성장을 위한 노동시장 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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