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톡톡]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시행 3년, 업계엔 어떤 변화가…

-2015년 시작된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특허심판원에 접수된 심판 청구 건수 3000여건
-제네릭사들, 정면승부보단 우회 전략 택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지난 2015년 3월 15일부터 시작된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시행 3년을 맞으면서 제약업계에 특허와 관련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주로 제네릭을 개발하던 국내사들은 다국적사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가 만료되기만을 기다렸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특허를 피해 시장에 먼저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5일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시행 후 지난 해 말까지 특허심판원에 청구된 심판 건수는 총 2928건으로 나타났다. 시행 첫 해인 2015년 2222건으로 가장 많았고 2016년 311건, 지난 해엔 395건이 심판 청구됐다.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란 지난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미국 측 요구로 2015년터 시작된 제도다. 주로 오리지널 제품을 가진 미국 제약사들의 특허권 보호차원에서 도입됐다. 다만 제네릭사들은 오리지널사와의 특허 소송에서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단 판정을 받게 되면 최초 특허 회피 제네릭 제품의 경우 다른 제네릭에 비해 먼저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을 갖게 된다.

이에 업계에선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오리지널사의 특허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우려와 만약 타 경쟁사에 앞서 특허를 피할 경우 시장 독점 판매권을 9개월간 가져가는 이익이 함께 공존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제품을 개발하는 다국적사들은 신약개발과 함께 이 제품에 들어간 투자 비용을 거둬들이기 위해 특허 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써 통상 오리지널의 특허를 깨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특허를 피한 최초 제네릭은 9개월간 독점판매권을 갖게 되기 때문에 수 많은 경쟁제품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권한은 분명 매력적인 과실”이라고 말했다.

특허심판원이 지난 3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특허도전자의 손을 들어준 무효심판이 265건(성공률 24%), 존속기간 연장 무효심판 1건(성공률 0.2%), 소극적 권리 범위 확인심판 465건(성공률 74%)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판청구는 시행 초기인 2015년 무효심판(존속기간 연장 무효심판 포함) 1801건, 소극적 권리 범위 확인 심판이 410건이었던 것에 비해 지난 해는 무효심판이 22건 청구에 머물고 소극적 권리 범위 확인 심판이 372건이 청구됐다. 즉 제네릭사들은 오리지널사의 특허에 정면 도전해 이길 확률이 낮다는 점을 알고 특허를 우회하는 소극적인 회피 전략을 주로 사용한 셈이다.

앞으로 이런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 정면도전에 실패할 경우 입게 될 타격이 만만치 않은 만큼 그보단 성공률이 높은 우회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소극적 권리 확인 심판으로 특허를 회피하더라도 우선판매권이 부여되기에 제약사로서는 굳이 정면승부라는 어려운 길을 택할 필요가 없다”며 “또 최근에는 다국적사와 공동 마케팅 등이 활발한데 특허 소송으로 자칫 오리지널사의 심기를 건드리면 향후 마케팅 활동 영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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