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TF’ 뜨고 리용호는 스웨덴行…발걸음 빨라진 美·北

외교사령탑들 정상회담 준비
의제·시기·장소등 탐색전 돌입
美언론 “美국무 교체가 일정변수”

북한과 미국 외교가의 발걸음이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북미 모두 세계사적으로도 역사적인 장면으로 기록될 정상회담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회담에서 서로 밀리지 않으면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한 사전 채비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당장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외교사령탑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이런 가운데 급작스런 국무장관 교체로 북미회담이 1~2개월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격 기용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본격적인 회담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외교소식통은 15일 “폼페이오 국장이 국무장관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TF 책임자로서 백악관과 CIA, 외교ㆍ국방라인을 포괄해 회담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폼페이오 국장이 CIA 국장 자격으로 TF를 맡았기 때문에 TF 구성 등은 바로 공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수용한 뒤 폼페이오 국장에게 개인적으로 회담준비를 주도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국장을 국무장관으로 공식지명하기 앞서 이미 북미정상회담 준비 특명을 내린 셈이다.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CIA 국장으로 마이크 폼페이오의 성공적인 경력’이란 제목의 자료를 배포하는 등 폼페이오에게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서열 1, 3, 4위가 일시에 자리를 비우게 된 국무부는 최대 외교이벤트가 될 북미정상회담을 맞아 지원 역할에 그칠 전망이다.

국무부는 렉스 틸러슨 장관이 사실상 불명예 경질당하고, 이에 우회적 불만을 표출한 서열 4위 스티브 골드스타인 공공외교ㆍ공공정책 담당 차관이 파면당한데다 앞서 서열 3위인 톰 새넌 정무차관이 개인적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고위급으로는 존 설리번 부장관만 남게 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와 함께 북한의 외교사령탑인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평양에서 고려항공편을 이용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스웨덴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웨덴 신문 다겐스 뉘헤테르는 지난 9일 리 외무상이 곧 스웨덴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과 북한이 수교를 맺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스웨덴이 평양에서 미국의 영사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만큼 리 외무상의 스웨덴행은 예사롭지 않다.

스웨덴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만나자는 제안에 5월 내 북미정상회담으로 화답한 이후 판문점, 평양, 워싱턴 등과 함께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유력 후보지 물망에도 올라 있다.

특히 리 외무상은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이번에 경질된 틸러슨 장관과 평양과 워싱턴을 오가며 비핵화 의제를 비롯한 시기와 장소 등을 조율하기 위한 ‘교차특사’로 거론되기도 했다.

리 외무상은 스웨덴 방문 기간 미 측 인사와 접촉하면서 미국의 틸러슨 장관 교체 의도와 북미정상회담 의지 등을 탐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는 지난 2000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평양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명록 국방위 제1위원장과 김계관 외무성 부상, 그리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가 사전접촉을 가진 바 있다.

한편 미 국무장관의 갑작스러운 교체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지명자의 상원 인준 절차가 끝날 때까지 북미정상회담이 지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폼페이오의 기용이 회담 자체를 무산시킬 것으로 보는 행정부 관료는 거의 없지만, 정상회담 예정 시한인 5월 말 전까지 인준 절차를 끝내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다. 

신대원ㆍ문재연 기자/shi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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