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 출국 여자컬링팀 짤막 인터뷰…무슨 사정 있길래?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죄송합니다. 저희가 사정이 있어서요.”

여자컬링 대표팀 김민정 감독은 14일 평창올림픽 때와는 다르게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를 짧게 끊으며 이같이 말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최초로 시상대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건 여자컬링 대표팀은 캐나다에서 열리는 2018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이날 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던 참이었다.

취재진도 ‘컬링 열풍’과 비교해 10여 매체 정도로 많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올림픽 이후 근황과 새 대회 출전 각오를 들으려는 자연스럽게 모였다.

여자 컬링대표팀 선수들이 14일 오후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초희, 김경애, 김영미, 김민정 감독, 김선영, 김은정 선수.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인터뷰는 김민정 감독과 김은정 스킵, 김영미가 한마디씩만 하는 식으로 간단하게 진행됐다.

대표팀은 인터뷰를 짧게 하는 ‘사정’을 설명할 틈도 없이 서둘러 출국 수속을 밟으러 갔다.

이런 저간의 사정은 김 감독과 김은정 스킵 등 선수들은 이날 공항 인터뷰 자제 요청을 받은 것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이 대표팀에 ‘공항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다’는 공문을 돌렸다는 것.

연맹이 제시한 이유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휠체어컬링이 선전하고 있으니 응원하고 협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맹 사무처 관계자는 “패럴림픽이 소외됐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같은 컬링으로서 협조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언론에 많이 나오기도 했는데 관심을 패럴림픽에 줘야 한다”며 “공식 기자회견은 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연유로 취재진에 대표팀의 출국 일정도 공지하지 않았다.

연맹은 “공식 기자회견은 없으나 취재진이 개별적으로 가는 것은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터뷰 자체를 막은 것은 아니라고 해도, 부담을 느낀 대표팀은 이날 공항에서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는 짧은 대답만 했다.

연맹이 다른 종목을 배려해 담당 대표팀 인터뷰를 자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휠체어컬링은 대한장애인체육회 가맹단체인 대한장애인컬링협회가 관리한다.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컬링경기연맹과는 분리된 단체다.

대한장애인컬링협회 관계자는 “컬링연맹의 배려는 고맙지만, 컬링대표팀이 기자회견을 안 한다고 해서 우리가 주목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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