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신고자에 “노래방 같이 안가면 출동 안해” 성희롱 경찰

- 법원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 필요…정직 3월 정당”
- 여성 신고자에 “혼자 살면 남자 생각 안나냐, 난 어때” 발언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112 신고로 알게 된 여성을 성희롱해 정직 3월 징계를 받은 경찰관이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4부(부장 이승영)는 경사 이모 씨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상대로 낸 정직처분취소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경기도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이 씨는 지난 2016년 7월 용인시의 한 술집에서 112 신고 사건으로 알게 된 여성 A씨를 술집에서 우연히 만났다. 이씨는 자신과 술을 마시던 일행이 먼저 집에 가자 A씨 테이블에 합석했다.

이 씨는 A씨에게 “여자들은 혼자 오래 살면 남자 생각 안 나느냐?”, “나는 어떠냐”며 성희롱 발언을 했다. 또 A씨에게 “노래를 잘하게 생겼다”며 노래방에 가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내일부터 신고해도 출동 안 나가겠다”고 했다.

불쾌감을 느꼈던 A씨는 “그런 건 사모님한테 여쭤보세요”, “처음 만나서 나눌 대화가 아닌 것 같다”며 반발했지만 자신의 사건을 불리하게 처리할까봐 항의하지 못하다 이후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감찰 조사를 벌인 경찰은 성희롱과 품위유지의무 위반 책임을 물어 이 씨에게 정직 3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 씨는 “A씨에게 한 말 일부는 인정하지만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그는 “술에 취해 한 행동이고, 사과를 했다는 점에서 정직은 지나치다”고도 주장했다.

1심은 “A씨가 진술한 내용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이고, 또 악감정을 가지고 이 씨를 음해할 이유가 없다”며 이 씨가 성희롱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경찰 전체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 등의 공익이 징계로 이 씨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해 작다고 볼 수 없어 “정직 3월 처분이 과하지 않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도 “제출된 증거를 다시 살펴봐도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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