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포괄적 비핵화’ 확인에 그치나

-비핵화 검증 위한 외교부 실무진 빠져
-靑 관계자 “통일ㆍ국정원에 비핵전문가 많아”
-통일부 평화정책과 직원 단 7명
-전문가 “외교장관 위원에 있어 문제되지 않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오는 4월 하순 판문점에서 개최될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용의’를 재확인하는 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지금으로서는 본질적 문제 등 핵심의제만 진중적으로 다룰 것이어서” 비핵화 검증 및 북핵문제를 전담하는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정상회담 준비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6자회담 수석대표”라며 “남북정상회담이 북미회담, 또는 4강과의 논의 등으로 이어지면 그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수 있을 텐데 지금으로서는 본질적 문제 등 핵심 의제만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어서 외교부도 워밍업을 하고 있지만 준비위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조직도 [그림=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전날 발표한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인선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위원에 포함됐지만, 배석자 및 실무진으로 외교부 인사가 배제된 상태다. 회담 의제를 다루는 의제분과장도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단순히 6자 회담 등 북한 핵문제 관련 국제사회와의 교섭을 벌일 뿐만 아니라 비핵화의 기술적 검증을 전담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기술적 합의는 이뤄지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본지에 “통일부와 국정원에도 비핵전문가가 많이 있다”며 “논의는 해봐야 알겠다”고 했다. 통일부 내에서 군비통제 및 핵문제 관련 합의이행 사항 등의 전담하는 조직은 통일정책실 산하의 평화정책과이다. 하지만 평화정책과에는 과장을 포함해 단 7명의 직원이 있다. 국정원의 경우, 제 3차장실(과학정보)이 있지만, 비핵화를 전담하는 부서는 아니다. 

통일부 조직도 [그림=통일부 제공]

앞서 청와대는 북한의 비핵화와 그에 따른 종전 선언, 평화협정 문제를 단계적이 아닌 일괄타결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점층적으로 (북핵) 대화를 해왔다면 지금은 그렇데 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복잡하게 꼬인 매듭을 하나씩 푸는 방식이 아니라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어버리는 방식으로 나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알렉산더 대왕이 복잡한 매듭을 단칼에 잘라 풀어버린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김준형 한동대 교수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검증’단계를 건너뛰고 ‘폐기’에 합의하는 ‘빅딜’이 성사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 정부 모두 북한과 ‘톱-다운’(top-down) 방식의 협상을 택한 만큼, 현 단계에서 비핵화의 구체적인 기술적 검증을 전담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나서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단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 및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를 하고 실무협의를 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 실문진에 외교부 인사가 다수 배석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강 장관이 준비위 위원으로 있기 때문에 외교부는 강 장관을 통해 의제 조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비핵화 문제는 관계 부처와의 조율을 통해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현재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에서 의제에 관한 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비핵화가 의제가 된다면 특정부서가 전담하지 않고 관련 부처와의 적극적 소통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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