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가는 경찰①]“세금 낭비” vs “개인 선택” 엇갈리는 시선

-경찰대 출신 로스쿨 입학생 6년간 111명
-“휴직 악용 우려” VS “脫 경찰 이유 파악해야”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얼마 전부터 비판 여론이 나오면서 로스쿨行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경찰대 혜택 다 받고 나서 ‘먹튀’한다는 시선을 의식한 것 아니겠냐.” (경감급 경찰 간부 A 씨)

“자신이 가고 싶어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급정년이 걸리는 경정부터 언제 조직을 떠나야 할지 모르는 우리보다는 미래가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감급 경찰 간부 B 씨)

일부 경찰대 출신 경찰관들이 재직 도중 로스쿨에 진학해 법조계로 향하는 것을 두고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인재 양성이 목적인 경찰대에 투입되는 국고가 낭비된다는 비판이 있는 반면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낀 이들의 개인적인 자유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경찰대 출신 로스쿨 입학생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11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31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경대 출신 로스쿨 학생 수는 감사원의 지적과 경찰청의 감찰이 이어지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찰대 입학 정원이 100명임을 감안하면 입학 정원의 약 10% 이상이 매년 경찰을 떠나 로스쿨에 진학하고 있는 셈이다.

한 경감급 경찰 간부는 “경찰대 기수 당 20~30여 명은 현재 법조계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경찰 업무를 시작하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사법고시에 합격하거나 로스쿨에 진학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다”고 말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경찰도 다른 공무원과 같이 연수휴직을 통해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다. 그러나 연수휴직은 2년으로 제한되어 있는데다 연수휴직이 가능한 기관도 정해져 있다. 학업기간이 3년인 로스쿨은 연수휴직을 통해 진학할 수 없다.

그러나 일부 경찰들은 휴직 기간 동안 로스쿨을 다니고 나머지는 경찰 직무를 수행하며 틈틈이 다니는 등 휴직제를 악용하면서 비판이 나왔다. 현재로선 재직 중에 학교를 다녀도 미리 신고할 의무가 없고, 휴직 도중 로스쿨을 다녀도 특별히 제지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경찰청이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휴직자 중 로스쿨에 진학한 경우는 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휴직 목적 외로 휴직기간을 사용했기에 감봉 등 징계처분 받았다. 일부는 복직하거나 경찰직을 그만뒀다.

경찰청은 휴직을 목적에 맞게 사용한 여부를 따지는 것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육아에 쓰고 하루에 1~2시간을 공부했다고 하면 이를 두고 휴직제도를 악용했다고 해석하기 애매하다”며 “이에 대한 인사혁신처의 명확한 해석이 없어 우리도 자체적으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개인의 직업서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한편 경찰들이 법조계로 떠나는 배경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 안정성을 보장해주던 예전과 달리 더 이상 경찰직이 이를 담보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본인 임무를 등한시하면서 혜택만 누린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지만 우수한 인재들이 왜 업무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며 “개인적인 적성ㆍ적응 문제도 있겠지만 경찰 내 승진적체현상이 계속되면서 계급정년으로 50대부터 경찰복을 벗는 선배들을 보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찰대의 혜택부터 승진적체현상까지 전반적인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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