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미통상 보복 ‘3종 패키지’ 예고…G2 난타전

美, 中에 대미무역 흑자축소 요구
中 알루미늄 포일에도 ‘관세폭탄’
中, 농산물·보잉사·국채 등 거론
전인대, 고강도 보복 가능성도

미국이 중국의 대미무역 흑자 1000억달러 축소 카드를 꺼내들며 중국을 겨냥한 보복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중국은 남의 탓을 하지 말라며 대대적 반격을 예고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오는 20일 막을 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이후 중국이 고강도 대미 압박 조치로 응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대미 반격카드로는 농산물 수입금지와 구매계약 연기, 환율 및 채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16일 “무역전쟁, 미국은 준비가 됐는가”라며 “보잉사는 물론이고 미국 농민들까지 걱정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환구시보는 다른 사설을 통해 “미국이 무역 불균형의 원인을 중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중국한테 더러운 식탁을 닦는 행주 역할을 하게 한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미국이 언급한 1000억달러 축소는 미국이 상상해 낸 ‘초특급 행주’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같은 반응은 미국이 철강ㆍ알루미늄에 이어 대미 무역흑자 1000억달러 축소를 목표로 대규모 추가 규제를 내놓을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라 커버시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언론브리핑에서 중국의 무역흑자를 1000억달러(약 106조원) 줄이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추가 압박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트위터에 “중국에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에서 10억달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1000억달러를 10억달러로 잘못 쓴 것으로 추정했는데 백악관이 이를 확인해준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752억 달러(약 401조원)로, 2016년 3470억 달러에 비해 8% 늘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5일(현지시간) 중국산 알루미늄 포일로 인해 자국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며 최고 188%의 반덤핑ㆍ상계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미국은 중국의 자국 기업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 이전 강요 등에 대해 무역법 301조에 따라 최대 6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도 무역전쟁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5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만약 원치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자국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맞서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거론하는 대미 반격 카드는 대체적으로 3가지로 모아진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는 중국이 유전자조작 옥수수ㆍ콩 등 농산물 수입을 금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보잉 여객기ㆍ자동차 등 트럼프 대통령과 체결한 구매 계약을 연기하고,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한 환율 조작과 미 국채 보유 축소 등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중국의 미국채 보유액이 6개월 만에 최소로 줄어들면서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의 미국채 보유액은 1조1700억달러로 급감했다. 직전월에는 1조1800억달러 수준이었다. 한희라 기자/hanira@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