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노브랜드 과자…베트남 입맛 홀리다

고밥점, 노브랜드 상품 1000개 취급
현지 과자보다 20% 비싼 가격에도
한류 영향·믿을 만한 한국상품 인식
젊은층 SNS 제품인증 유행도 한몫

“일단 디자인이 세련된 느낌이고 (베트남에선) 못보던 상품들이 많아 호기심이 크죠.”

이마트 고밥점에서 4년째 근무 중인 한국식품 담당자 투(29) 씨는 노브랜드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베트남에 건너간 노브랜드는 세련된 패키지 뿐 아니라 ‘품질ㆍ가격경쟁력ㆍ한류 인기’ 등의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고밥점 방문객의 장바구니 필수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16일 이마트에 따르면 2015년 고밥점 오픈 당시 170종에 불과했던 노브랜드 상품은 2017년 1000종까지 늘었다. 불과 2년여 만에 취급 품목 수가 10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이마트의 지난해 베트남 수출액 13억원 가운데 노브랜드 비중은 약 66%(8억75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서 노브랜드 판매가 호황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베트남에서 노브랜드 상품 인기가 뜨겁다. 특히 과자류는 전체 과자 매출 상위권을 휩쓸며 현지 입맛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이마트 고밥점 내 노브랜드 매대 모습. [제공=이마트]

특히 노브랜드 과자의 인기는 현지인 입맛에 익숙했던 타 수입과자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고밥점 내 과자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제품에 노브랜드가 4개나 이름을 올렸다. ‘노브랜드 버터쿠키’와 ‘노브랜드 초코칩쿠키’는 현지 스테디셀러 이치쌀과자(3위)와 다니사 버터쿠키(4, 5위)를 제치고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노브랜드 계란과자(6위)와 노브랜드 체다치즈볼(7위)도 현지 입맛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노브랜드 과자 매출은 3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국산 자체브랜드(PB) 먹거리가 이 정도로 인기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노브랜드 과자는 국내에선 ‘가성비’로 인기 높지만, 베트남에선 현지 과자보다는 약 20% 비싼 수준이다. 그럼에도 다른 국산 브랜드 과자보다는 저렴하다는 점에서, 한류 영향으로 한국제품 인기가 높은 베트남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노브랜드 제품이 ‘한국의 대형 할인점 이마트에서 파는 믿을 만한 한국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점도 주효했다. “한국에서 노브랜드가 성공한 요인 중 하나인 ‘합리적 가격의 좋은 상품’이라는 콘셉트가 베트남 소비자들에게도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이마트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지 젊은층 사이에선 노브랜드 제품을 인증하는 것은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잡았다. 현지 소비자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브랜드 제품 후기와 먹는 모습 등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emartvietnam’을 입력해 검색해보니 베트남 소비자들이 게시한 인증사진을 다수 볼 수 있었다. 특히 ‘브랜드보다 소비자를 우선한다’는 콘셉트와 노란색으로 통일된 패키지에 호응이 높았다. 이마트 고밥점 외부 벽면에 그려진 날개 벽화와 함께 노브랜드 매대는 어느덧 베트남 젊은이들의 ‘인증샷 명소’가 됐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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