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시사 파장…백악관 “철수 시사한 적 없어” 수습

-미 국방부도 “한·미간 틈 없다…한국과 관계 어느 때보다 견고”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 “주한미군 철수시 김정은 승리의 춤출 것”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백악관과 미국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한 적은 없었다며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통상문제와 동맹안보를 한통 속에 넣고 협상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어서 사태추이는 쉽게 예상키 어렵다.

논란의 시작은 트럼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의 한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한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한국과) 매우 큰 규모의 무역적자가 있는데도 그들을 보호해주고 있다”며 “우리는 무역에서 돈을 잃고, 군대(주한미군)에서도 돈을 잃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동맹들은 자기 자신만을 걱정하고 우리(미국)를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 한국과 북한 사이에 3만2000명의 미군 병사가 주둔해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불에 기름을 끼얹은 쪽은 워싱턴포스트(WP)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두고 한국과의 무역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불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비난해온 바 있다.

백악관과 미 국방부는 진화에 나섰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16일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가 WP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한 적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려고 했던 것은 현 행정부가 미국인 근로자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의 무역과 투자협정들을 재협상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가까운 동맹인 한국과의 무역이 자유롭고 공정하며 상호 호혜적이게 되게끔 미ㆍ한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선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도 “워싱턴과 서울 사이에는 틈이 없다. 우리는 그들(한국)을 계속 지원하고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에 대해 “초점은 우리와 한국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주한 미군이 철수할 경우 “그(김정은)는 승리의 춤을 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우리가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파기한다면 그(김정은)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한미FTA 3차 협상을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중이다. 한국에 대한 철강관세 제외가 한미 협상테이블의 주메뉴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자동차 등 미국 요구 사항을 일정부분 들어주고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방식의 협상안을 꺼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방위비협상 역시 진행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게 돈을 잃고 있다’는 발언은 협상 테이블에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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