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톈궁과 기우(杞憂)’

‘기우(杞憂)’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쓸데없이 걱정할 때 쓰는 단어다.

이는 기인우천(杞人憂天)의 줄인 말로 약 3000년 전 중국에서 시작하여 춘추전국시대 중엽(B.C, 445)까지 존재한 기(杞)나라의 어떤 사람(人)이 하늘(天)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憂)을 하였다는 데서 온 고사성어다.

그런데 우리는 곧 이러한 걱정을 해야 할 때가 왔다. 2011년 9월에 발사된 중국의 첫 번째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가 올 3월 말에서 4월 중순 사이에 지구로 추락할 것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8.5톤 무게의 톈궁이 추락할 경우 지구 대기와의 마찰열로 대부분 소각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잔해는 우리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인간이 벼락에 맞을 확률인 140만 분의 1에 비하면 톈궁의 잔해에 맞을 확률은 1조분의 1이지만, 3000년이 지난 지금 고사성어 기우(杞憂)의 주인공이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느냐고 항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3000년 전 이야기에서 좀 더 올라가서 3만년 전 이야기를 하나 할까 한다. 네안데르탈인은 약 3만 년 전 멸종한 인류의 사촌이다. 몸이나 뇌의 크기가 인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보다 더 컸는데 왜 멸종됐는가에 대한 새로운 학설을 최근 기사에서 보았다. 숲에서 살던 네안데르탈인과 달리 평야지대에서 살던 호모 사피엔스는 창을 사용해 시각과 운동을 일치시키는 측두엽이 발달한 반면 네안데르탈인은 측두엽이 발달하지 못해 경쟁에서 도태됐다는 이론이다.

현재 제2세대 호모 사피엔스들은 나사(NASA)를 중심으로 지구가 아닌 달 궤도에 유인 우주정거장 ‘딥 스페이스 게이트웨이(Deep Space Gateway, DSG)’를 건설하고 최종적으로 2033년 이후 유인 우주선을 화성에 보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진정한 우주정거장은 아마도 DSG가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최대 4명의 우주인이 생활하도록 설계되는 DSG는 화성 탐사에 필요한 다양한 실험과 개발을 하고 유인 탐사선을 화성으로 보내는 기지로 활용된다. 우주에서 가져온 물건에 대한 검역소의 역할도 한다.

이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 우주청은 건국 50주년이 되는 해인 2021년까지 아랍권 최초로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고 2117년까지 화성에 미국 시카고 크기만 한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2024년까지 인간을 화성에 착륙시킬 계획을 갖고 있고 재활용 로켓을 사용해 화성까지 1인당 경비를 100억 달러에서 20만 달러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한국형발사체의 시험발사와 정지궤도복합위성 발사를 앞두고 있다. 2020년에는 달탐사선이 발사될 것이다. 톈궁의 추락을 보면서 3000년 전 하늘과 우주에 대한 염려와 관심은 이미 인류의 제2세대 호모 사피엔스로의 진화가 진행 중이었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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