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침묵 속 남북ㆍ북미정상회담 준비 몰두

-리용호 스웨덴, 최강일 핀란드行
-김정일 공개활동 한달 넘게 없어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남북ㆍ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둘러싼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침묵 속에서 한반도 명운을 가르게 될 남북ㆍ북미정상회담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대표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와 4월말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하고, 특사단이 다시 미국을 방문해 5월 내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발표한 이후 열흘이 넘도록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미국 내에서 제기됐던 북미정상회담 연기설 배경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국무장관 내정에 따른 의회 인준 절차 및 회담 준비 차질과 함께 북한의 공식 확인이 없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었다.

백악관이 북미정상회담 연기론을 일축하긴 했지만 미국 조야에서는 한국의 우회적인 중재가 아닌 북한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대화제의 등 공식입장 표명이 있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외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지난 10일 북미정상회담이 김 위원장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최강의 승부수’라는 내용의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회담, 전쟁 소동의 종식과 평화 담판의 시작’이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튿날 삭제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의 경우 남북이 같은 해 8월8일 동시에 공식발표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다만 북한이 남북ㆍ북미정상회담 개최 자체를 놓고 다른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성일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지난 10일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조미간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우리의 일관되고 원칙 있는 입장과 일치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의 남북ㆍ북미정상회담 발표가 늦어지는데 대해 이전의 2차례 남북정상회담 때와 달리 특정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북한 내부적으로는 나름 입장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공식입장 발표 통로로 활용하고 있는 관영매체 언론보도가 늦어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북한 매체는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선 지난 2007년 12월 대선부터 이듬해 2월 취임식 때까지 아무런 보도를 내놓지 않은 적도 있다.

물밑에선 남북ㆍ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분주한 모습도 감지된다.

리용호 외무상은 15일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지 않은 미국의 영사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스웨덴을 찾았으며,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은 18일 한국ㆍ미국과의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핀란드로 향했다.

특히 최근 들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지난 6일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접견ㆍ만찬을 제외하면 지난 2월16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던 게 마지막이다.

대북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줄여가면서까지 남북ㆍ북미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물밑에서 절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오리처럼 북한도 수면 아래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전례 없는 대규모 외교이벤트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 설명하기 위한 논리를 만들고, 남북ㆍ북미정상회담 시기와 장소가 구체적으로 확정될 때까지 공식 입장 발표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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