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의경 ‘탄핵반대 태극기집회’서 부상당했지만…‘공상’ 거부한 경찰

-시위대에 허리 다쳐…치료 후에 ‘의병제대’
-경찰 “과거 허리 진료기록” 공상처리 거부
-권익위 “건강한 사회복귀 책임…재심사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지난 탄핵 정국 도중 보수단체 회원들에게 폭행당해 허리를 다친 의경이 정작 경찰의 공·사상 심사에서는 공상을 인정받지 못한 채 의병제대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의경의 진정을 접수해 조사에 나선 권익위는 경찰에 해당 의경에 대한 공상 심사를 다시 하라는 의견서를 보냈다.

19일 경찰과 권익위 등에 따르면 서울의 한 일선 경찰서 방범순찰대에서 복무하던 A(23) 의경은 지난 2016년 12월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 관리에 투입됐다. 이날 시위가 격화되면서 A 의경은 근무 도중 보수단체 회원들에게 둘러싸였고, 결국 시위대에 밀려나는 과정에서 허리가 꺾이는 부상을 입었다.

[사진=연합뉴스]

부상에도 연이은 대규모 집회 탓에 외부 병원도 가보지 못했던 A 의경은 결국 지난해 4월 부대 내 체력단련 시간에 아팠던 허리를 다시 다치면서 경찰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진 결과 A 의경은 디스크 판정을 받았고, 신경차단 시술까지 받아야 했다.

디스크 시술까지 받은 A 의경은 “업무 도중에 다친 것”이라며 공상 신청을 요청했고, 해당 경찰서 역시 “체력단련도 의경 업무이기 때문에 공상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보냈다. 그러나 심사를 맡은 경찰의 판단은 달랐다.

경찰은 “입대 전 병원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진료를 받은 기록이 세 차례 있는데다, 혼자 체력단련을 하던 도중 통증을 호소한 것”이라며 “기존 질환이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에 공무수행으로 질병이 악화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공상 인정을 거부했다

집회 도중 A 의경이 당한 부상에 대해서도 경찰은 “다른 의경의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A 의경이 시위자들의 강력한 밀기로 인해 신체에 무리가 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돼있다”며 “허리가 꺾이는 부상을 당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공상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그대로 의병제대 처리된 A 의경은 권익위에 도움을 요청했고, 권익위는 조사 결과 경찰의 공상 불인정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권익위는 “과거 A 의경이 허리 통증을 호소한 적은 있지만, 평소 복무를 성실히 해온데다 당시 A 의경의 근무기록표를 살펴보면 134일 중 주말을 포함해 48일 동안 집회 시위에 투입되는 등 격무로 증상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일반사회가 아닌 부대에서 의경이 체감했을 신체적 고통이 더 컸을 것임으로 건강한 상태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충분히 배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이달 초 A 의경에 대한 공·사상 심사 결정에 문제가 있어 재심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서울지방경찰청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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