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대신…편의점, 서비스 차별화 전쟁

최저임금 인상여파 비용급증
커피머신·라면 조리기 도입 등
새로운 서비스 모객 효과 톡톡
업주 “비용 들어도 뭔가 해야”

#. 최근 부산의 한 대학가 편의점은 즉석 라면 조리기가 설치한 뒤 모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서울 한강 편의점 명물인 즉석 라면 조리기는 지난해말에 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더욱 유명세를 탔다. 편의점에서도 컵라면이 아닌 끓인 라면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 주 이용층인 대학생들의 호응이 높다. 일부 소비자들이 블로그 등 SNS에 이용 후기와 인증 사진을 올리면서 이 편의점은 기대 이상의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올들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건비 등 비용 지출이 늘면서 편의점주들의 고심이 커졌다. 야간영업 단축 등에도 고정비용 지출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에 점주들은 서비스 차별화 등으로 매출 확대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 지출 부담이 커진 편의점주들이 매출 확대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페처럼 꾸며진 서울시내 세븐일레븐 점포 모습. [제공=세븐일레븐]

서울 은평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정모(38) 씨는 원두커피 머신을 올해초 처음 들여놨다. 지금까진 컵라면용 온수기에서 뜨거운 물만 받아 이용하면 되는 분말커피만 판매했다. 8평 남짓한 매장에 커피머신까지 들여놓기 부담스럽기도 했고 관리도 번거롭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였다.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지출은 늘었지만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걷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정 씨는 본사 담당자와 상의해 커피머신을 들여놨다. 기존 분말커피보다는 2배 이상 팔리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A 편의점 브랜드의 경우 점주들의 커피머신 주문 요청이 밀려 있어 신청시 매장 도입까지 2~3개월 가량 소요된다.

물론 이같은 커피머신 인기엔 편의점 커피의 품질이 개선되고 소비자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수요가 높아진 영향도 한몫했다. 지난해 편의점 3사는 자체 브랜드 커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G25의 1000원짜리 커피 ‘카페25’는 지난해 6400만잔이 팔렸다. CU는 지난해 6000만잔, 편의점 최초로 지난 2015년 자체 커피 브랜드 ‘세븐카페’를 선보인 세븐일레븐은 4500만잔을 판매했다.

즉석 라면 조리기도 지난해 말부터 편의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제조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편의점) 본사 차원에서 뿐 아니라 개인편의점이나 실내포차 사장님들 문의도 많이 늘었다”고 했다. 이 역시 매출 확대를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다. 한 인터넷카페에서 편의점주 B씨는 “무상대여라고 해도 자리 차지하고 관리도 어렵고 해서 들여놓을 생각 안했었는데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 시작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점주 C씨는 “라면 조리기를 설치하면서 컵라면 매출은 조금 줄었지만, 봉지라면 매출에 더해 낱개 계란이나 김치 등이 더 팔리면서 결과적으로는 전보다 매출이 올랐다”고 했다.

이 밖에도 자비를 투자해 증정품을 마련하거나, 신상품 샘플 서비스 등에 나서는 점주들도 있다. 다만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상품 등으로 동네슈퍼와 차별화 등을 기대할 수 없는 개인편의점은 과도한 가격경쟁 등에 내몰리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서대문구의 한 편의점주는 “길 건너 개인편의점이 소주를 1200원에 팔기 시작했는데 사실 편의점이 상상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며 “손놓고 있을 수도 없고 이러다 점주들끼리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되는 건 아닐지 씁쓸하다”고 했다. 

이혜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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