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청구 檢 독점’ 깨질까…검,경 ‘헌법개정안’에 촉각

-변협, 영장청구권자 검찰 한정 ‘헌법 유지’ 찬성
-검 “인권보장 위해 법원심사와 ‘2중 장치’ 필요”
-경 “檢 사건 축소, 은폐에 영장청구 반려 남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청와대가 이번 주 중으로 개헌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장청구권 확대 여부를 놓고 검·경간 해묵은 논쟁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르면 21일께 대통령 개헌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헌법 제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라는 아홉 자 때문에 경찰은 지난 55년 동안 강제수사에 필요한 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검찰을 거쳐야 했다. 만약 영장청구권 독점 조항이 헌법에서 삭제된다면 경찰이 입법을 통해 독자 수사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는 23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보고를 앞두고 영장청구권을 검찰에만 인정하는 현행 헌법 조항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변협은 사개특위 기관보고를 위해 마련한 초안에서 강제수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문제를 고려했을 때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게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기재했다. 이러한 입장은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사개특위에서 밝힌 입장과 같다. 문 총장은 “사법통제가 폐지되면 국가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나 수사오류를 바로잡기 어렵다”며 “수사권 지휘와 영장청구권의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견제가 필요한 검찰 권력의 상당 부분이 영장청구권 독점에서 비롯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를 무마할 수 있는 권한이 검찰에 주어져 있다는 주장이다. 어차피 경찰이 부적절한 영장을 신청하면 법원에서 걸러질 것이기 때문에 중간에 검찰이 막아설 필요가 없다는 논리도 내세운다. 경찰 내에서는 헌법조문을 그대로 둔 채 법률을 제정해 경찰 일부 인력에게 ‘영장청구 검사’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헌법이 개정되면 이러한 ‘우회로’를 거칠 필요가 없어진다. 경찰은 영장청구권 확보를 위해 10일간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자체 구속수사 권한을 내놓거나, 영장 청구권자를 경감 이상으로 제한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면 검찰은 인권 보호를 위한 ‘이중장치론’을 현행 유지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찰이 신청하는 영장이 법원 심사 이전에 검사의 검토를 거치면서 무분별한 강제수사가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헌법해석 권한을 가진 헌법재판소도 1997년 3월 영장청구권 조항에 관해 “다른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영장 신청을 막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줄이고자 한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검찰은 경찰이 신청하는 상당 수의 구속영장 신청이 법원 심사 전 단계에서 기각된다는 점을 내세운다. 검찰에 따르면 2011~2015년 구속영장 검사기각률은 16.37%로, 해마다 5000~6000 건에 이른다. ‘법원의 영장 심사는 발부/기각의 OX식이지만, 검찰의 검토는 주관식’이라고도 반박한다. 영장신청을 기각한 뒤 보강수사를 지시해 진범을 찾아낸 사례도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업범죄 분야에 정통한 한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는 “이 문제가 나올 때마다 시기상조라고 덮고 넘어간 게 벌써 30년 이상이 됐다. 이번에 못하면 앞으로 영원히 시기상조 아니겠느냐”며 “권력기관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논의를 하되, 경찰도 자치경찰제 도입 등 자체개혁안을 통해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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