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대책 가동] 대기업 초임 맞춘다고 청년들 中企 갈까…3년뒤 ‘먹튀’하면?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정부가 최악의 청년실업 극복을 위해 내놓은 대책을 놓고 긍정 못지 않게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

대책은 말그대로 현금지원부터 세제까지 가용수단을 총동원한 특단에 가깝다. 향후 3~4년간 고용시장으로 몰려나올 40만명 가량의 에코세대를 중소기업으로 유인해 이 기간동안 고용절벽을 건널 가교를 마련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무엇보다 중기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연간 1035만원 이상의 혜택을 줌으로써 대기업ㆍ공공기관 쏠림을 막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실제로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은 대기업 3855만원, 공기업 3459만원, 외국계 기업 3464만원이었다. 중소기업 평균의 2523만원에 약 10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하지만 연봉을 대기업 수준까지 끌어올린다고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장담할 순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단지 연봉이외에도 인력부족에 따른 과중한 업무량과 그에 따른 조직 부적응, 적성과 직무의 미스매치도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꺼리는 이유라는 점에서다.

중기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들이 조기퇴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연봉수준(35.0%, 복수응답)이 꼽혔다. 이에 반해 과중한 업무량(34.5%), 조직 부적응(31.4%), 적성에 맞지않는 직무(18.6%) 등도 주요 퇴사 이유로 지목됐다. 보수에 비해 업무는 많은데다 인정도 못받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다는 얘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구직자 간 일자리 미스매치의 이유는 연봉 수준이 가장 크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근로 강도나 그에 따른 워라밸 실현 가능성도 퇴사의 큰 이유가 된다”며 “세금으로 중기 취업자들의 연봉을 보전해주는 방식의 지원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3년의 한시대책으로 중소기업의 취업자가 몰린다고 하더라도 지원 혜택을 받은 청년들이 경력을 쌓아 다시 대기업으로 발길을 돌리는 ‘먹튀’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혜택을 받아 취업하는 청년들과 기존 중소기업 입사자들 간의 임금 역전현상이 나타나 또다른 청년들의 박탈감도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이 이탈없이 자리를 잡기위해선 단지 임금보전이 아닌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혁 부산대 교수는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곧 양적 증가로 이어지는 데 특히 이는 중소기업에 해당되는 것”며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으로 몰리는 것은 결국 중소기업이 청년들의 비전을 채워주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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