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엑소더스, 싱가포르 일본 등에 경영환경 경쟁력 뒤져

- 법인세인상에다 친노동정책에 “한국에서 기업하기 어렵다”
- 외국은 ‘친기업’ 정책 확대…외국 기업들 “대안은 많다”

[헤럴드경제=손미정ㆍ이세진 기자] 한국의 ‘불안한 경영환경’이 외국 기업마저 해외로 내몰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법인 철수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한국의 기업 환경이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우려스럽다.

실제 미국을 필두로 주요 선진국들이 강력한 ‘친(親) 기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 환경은 법인세 인상, 친노동정책 등 오히려 역행하는 추세다. 여기에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규제 해소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어 외국 기업의 탈(脫) 한국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짐 싸거나 축소하거나…‘코리아 엑소더스’ 외국계 기업 예외 아냐= 글로벌 기업들의 탈한국 움직임은 해외이전을 고려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잇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척박한 국내 경영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해외법인을 설립하거나, 경영상의 이유로 청산ㆍ파산에 나서고 있는 국내 기업의 ‘현실’이 글로벌 기업에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규모가 크지 않은 대기업 이하의 기업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기업 컨설팅을 주로 맡는 S로펌 변호사는 “경영환경이 너무 좋지 않다. 대기업을 제외한 많은 회사들이 청산이나 파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는 외국계 기업에도 그대로 해당되는 것으로, 한국 법인을 축소하려는 외국계 기업이 늘고 있는데 이들 모두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특히 새정부 출범 이후 ‘노동문제’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외국 기업이 부쩍 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의 기업들이 짊어져야 할 최저임금 인상ㆍ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부담은 비단 국내 기업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비정규직 제로’를 표방하는 현 정부의 기조에 따라 직원 관리의 유연성이 떨어진 것도 주요 애로 사항으로 꼽힌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사람을 많이 필요로 하는 회사들은 노동 의존도가 큰데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 문제, 비정규직 문제등 정부의 간섭이 지나치다”면서 “한국에서 더이상 메리트가 없다고 보고 노동의 질이 떨어지더라도 인도나 다른 아시아권으로 가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친기업’ 정책 확대하는 외국…기업들 “대안은 많다”= 외국 자본의 투자 유치를 위해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주변국들이 적극적으로 친기업 정책을 내놓으면서, 아시아지역 거점으로서 한국의 투자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철수하는 외국 기업들의 다음 ‘행선지’로 싱가포르와 일본이 꼽힌다. 싱가포르는 일찍이 정부 주도로 친기업정책을 펼치면서 안정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돼 있다.

S로펌 변호사는 “예전에는 홍콩을 많이 선택됐지만 최근에는 외국 기업들이 싱가포르를 많이 택한다”며 “경영환경 안정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최근 세제개혁을 통해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며 기업 투자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우리나라가 올해부터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한 것과는 상반된다. 국내 법인세 인상은 과표구간 3000억원이 넘는 초(超) 대기업에 해당하는 사안이지만, 문제는 ‘분위기’다.

김 교수는 “최근 이뤄진 법인세 인상은 초 대기업을 타깃으로 하지만 다른 기업들도 추후 해당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다른 나라들은 역으로 법인세를 내리고 있어 우리나라의 세제 환경은 결코 기업들에 유리하지 않은 구도”라고 지적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산업혁신팀장은 “외국 기업이 한국에 들어올 때는 주변국의 경영환경 변화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 일본이 기업 관련 규제를 많이 해소하고 있어 동북아 교두보로서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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