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환경 매력 없다”…외국 기업 ‘코리아 엑소더스’

- 새정부 출범 이후 해외 기업 청산 문의 급증
- 노동친화 정책 기조로 “더이상 한국에 있을 이유 없다”

[헤럴드경제=손미정ㆍ이세진 기자] 최근 굴지의 A 글로벌 IT그룹의 한국 법인은 지사 청산 과정에 돌입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국 정부의 ‘친노동’ 정책기조에 부담을 느낀 본사가 한국 사업을 거둬들이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외국계 기업의 국내 법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노동 프렌들리’ 정권이 들어왔다는 생각에 외국 기업들이 서둘러 국내 사업에서 발을 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경제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 법인을 운영해 오던 해외 기업들의 한국 지사 청산 신청이 작년부터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A기업 외에도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B사와 산업용 펌프를 제조하는 C사 모두 최근 한국 철수 작업을 완료했다.

한 기업 컨설팅 로펌 관계자는 “현재 4~5건의 청산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원래는 해외 기업들의 국내 법인설립 지원이 주 업무였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정반대 업무 요청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탈(脫)한국 러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노동 친화적 법안들이 잇따라 시행된 데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급증한데다,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 근로시간 단축 추진 등으로 경영 환경이 불안해지면서 외국계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느끼는 매력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런 흐름은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글로벌 기업보다는 중견ㆍ중소 기업들에 집중되고 있다. 이는 강화된 노동정책에 부담을 느끼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호소와도 일맥상통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친노동 정책을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목표로, 올해 역대 최대 인상폭인 1060원(16.4%)이 올라 중소업체들이 느끼는 인건비 부담이 상당히 커졌다. 주당 법정근로시간 단축이 시행을 앞두고 있어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조도 해외 기업들에게는 계약직 등 유연한 인력 운용을 방해한다는 반발을 얻고 있다.

김태기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려라, 근로시간을 줄여라 등 근로조건을 강제하다 보니 외국 기업으로서는 한국에 있을 메리트가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아차 통상임금 사례 등과 같이 국내에서는 노동법과 노사 합의, 시행령, 판례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외국 기업이 사업을 영위할 때 이를 위험ㆍ불안요소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 문제도 ‘코리아 엑소더스’를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기업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S로펌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생산성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주요 경영리스크 중 하나로 부상했다”며 “외국 기업들이 아시아 지사 후보지로 거론하는 홍콩, 싱가포르 등에 비해 한국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결코 아니다”고 지적했다.

jinle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