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새판짜기’에 유럽까지 ‘숟가락 얹기’

호주-아세안 정상 ‘북핵 성명’
독일 등도 ‘적극 관심’ 거들기
중·일은 비핵화 적극개입 나서

남북ㆍ미 주도의 ‘한반도 질서 새판짜기’에 중국과 일본을 너머 아세안과 독일 등 역외 국가들이 숟가락 얹기에 나서고 있다. 북핵외교에 한반도 정세에 조금이라도 자국의 이해를 반영하고 외교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호주와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 정상들은 18일(현지시간) 호주-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유엔 회원국의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세안과 호주가 “북한의 무모하고 불법적인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한 깊은 우려”를 공유하며, 북핵문제에 강력하게 대응할 뜻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석 계기 남북과 북미가 대화국면에 접어들면서 세계 각 국가들이 북핵협상에 한마디씩 던지고 있다. 같은날 독일 연방정보부(BND)의 올레 딜 부부장은 비공개회의에서 핵무기를 탑재한 북한의 로켓이 독일과 중앙 유럽을 강타할 수 있다며, 북핵문제에 대한 독일의 적극적 관심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현지 언론인 발트 암 존탁(Bild am Sonntag)는 딜 부부장을 인용해 한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도 보도했다.

가장 가까운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도 한반도 새판짜기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외교가에선 중국이 고위급 특사 파견을 통해 최근 냉각관계에 있는 북한과의 전통적 ‘당대당(黨對黨) 외교’를 복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초기비용 3억 엔(약 30억 3000만 원)에 대한 지불의사를 내비치며 북한 비핵화에 적극 개입하려고 하고 있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최근 방미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미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19일 한국, 미국, 일본 안보실장이 지난 주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협의에서는 주로 한미 양자간에 집중적인 협의가 이뤄졌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북한과의 대화당사자가 아닌 일본은 협의에서 다소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한미는 북핵ㆍ미사일 위협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위협이라는 점을 들어 대북제재 공조를 강화할 수 있었다”며 “북핵문제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이해가 얽히게 된 만큼, 남북ㆍ북미 대화 국면에 지분을 차지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다”이라고 지적했다. 고 연구위원은 다만 “한반도 안보환경을 바꾸는 문제는 더 이상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주변국의 지지와 협조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주변국 및 관심국가들과 적극 소통하며 현안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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