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임직원들 ‘갑질 벤저스’…2000만원 축의금에 딸 대입선물로 외제차 요구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발주처 감독관들에 접대비 명목으로 2억원 상당의 금품수수에 대학 입학 딸 선물위해 외제 승용차까지 청탁하고, 공사현장 총책임자이자 현장소장 인사권 지닌 이사 아들 결혼소식에 2000만원 현금 축의금….

위의 사례는 2017년 기준 건설도급 순위 4위인 대형건설사 대림산업의 전·현직 임직원들이 건설현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 하청업체로부터 지속적으로 금품을 받아 챙긴 사례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20일 경철청 특수수사과는 하청업체로부터 토목공사 추가 수주 및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비 허위 증액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약 6억원을 받아 챙긴 대림산업의 김모(61) 전 대표이사 등 11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접대비 명목으로 수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림산업 임직원들. 사진은 대림산업 건물 전경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수 금액이 1억원이 넘는 현장소장 백모(55)씨와 권모(60)씨는 구속됐고, 김 전 대표이사 등 9명은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 전 대표이사와 현장소장 권씨, 박씨 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대림산업에서 시공한 각종 공사에 하청업체로 참여한 H건설 박모(73) 대표로부터 업체 평가나 설계 변경, 추가 수주 등의 명목으로 6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갑의 위치인 시공사 간부로 있으면서 노골적으로 접대비 등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을 알려졌다,
이에 불응할 경우 ‘기계에 먼지가 많다’, ‘기사의 자질이 부족하다’ 등의 핑계를 대며 공사 진행을 더디게 해 큰 손실을 입히거나 추가 공사 중간정산금을 미뤄 회사 자금 사정을 어렵게 만드는 등의 횡포를 부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표는 “을에 위치에 있는 하청업체로서는 어쩔 수 없이 갑의 위치에 있는 시공사 간부들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직원 80여명 규모인 H건설은 대림산업 직원 출신인 박 대표가 세운 건설사로 30여 년간 대림산업의 시공 공사만 수주하던 하청업체였지만, 대림산업으로부터 수백 억 원 대의 추가공사비를 받지 못했다. 대림산업측은 공사비 지급을 아끼기 위해 H건설 측에 부도낼 것을 종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자금난을 겪던 H건설은 폐업에 이르렀다. 다만 경찰은 박 대표도 대림산업 측에 공사 추가 수주나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비 증액 등 청탁을 한 사실이 있다고 보고 배임 증재 혐의로 입건했다.

대림산업은 “이번 사건은 개인 비리로 회사 차원에서는 알지 못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번 일에 관련된 직원들에게는 사규에 따라 조치를 취하면서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윤리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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