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나눠쓰기’ 확대하니 ‘사고팔기’ 변질…알고도 못막아

- 1GB당 2000원~3000원에 중고거래
- 약관 위반 사항, 서비스 제한까지 가능
- 횟수ㆍ용량 등 이용 조건 제한에 그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최근 이동통신사가 요금제를 개편하며 ‘데이터 나눠쓰기’ 혜택을 확대한 가운데, 이 서비스를 개인간 ‘데이터 사고팔기’로 변칙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개인간 데이터 거래는 이통사 약관 위반사항이다. 적발될 경우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현실적으로 거래 단속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를 이유로 한 이용제한이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소극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 

20일 이통3사에 따르면, 최근 중고거래 카페, 커뮤니티 장터게시판 등을 통해 KT와 LG유플러스의 데이터를 사고파는 사례가 수차례 등장했다. 

KT 모델이 ‘LTE 데이터선택(무약정)’과 함께 출시한 ‘Y데이터박스’를 알리고 있다. [제공=KT]

기존에는 ‘데이터 선물하기’ 기능이 있는 SK텔레콤만 데이터 중고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났었다. 현재 데이터 판매가는 1GB당 2000원~3000원 수준에 형성돼있다.

이는 두 회사가 늘린 데이터 나눠쓰기 혜택이 사고팔기로 변질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LG유플러스는 ‘속도ㆍ용량 걱정없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며 데이터 나눠쓰기 한도를 월 40GB까지 늘렸다. KT도 지난 14일 데이터를 타인과 주고받을 수 있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Y데이터박스’를 출시했다.

문제는 이러한 데이터 매매는 약관 위반행위로, 적발될 경우 이용정지나 서비스 탈퇴 등의 제한을 받게 된다. 이통3사 모두 이 같은 내용을 약관에 명시, 지난 2016년부터 시행 중이다.

데이터 중고거래를 하다가 사기를 당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온다. 입금했으나 판매자가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식이다. 그러나 피해 금액이 대부분 소액에 그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단속이나 제재가 쉽지 않다. 이통사들은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 적발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서비스를 제한하기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용자 반발도 걸림돌이다. 데이터 매매 금지를 약관에 명시할 당시에도 온라인 등에서는 “정당하게 돈을 내고 받은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할지 여부는 이용자들의 자유”라는 반발이 거셌다. 또, 작년 연말 기준 LTE 이용자 1인당 평균 사용량이 6.73GB로, 부족함 없이 데이터를 쓰려면 6만원대 이상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이통사들은 ‘데이터 나눠쓰기’에 횟수, 용량 제한을 거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회당 최대 1GB, 월 2회까지, 잔여 데이터량이 500MB 이상일 때만 데이터 선물하기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가족 간에는 횟수 제한없이 데이터를 보낼 수 있지만, 친구ㆍ지인 등 일반 가입자에게는 월 4회까지만 전달할 수 있다.

KT는 상대가 휴대전화 주소록에 등록돼있어야 하며 데이터를 주고받는 가입자 모두 Y데이터박스 앱을 깔아야 한다. 월 최대 나눔 한도는 2GB까지, 청소년요금제와 만 18세 미만 이용자는 데이터를 받는 것만 가능하다.

복수의 이통사 관계자는 “데이터의 상업적 이용으로 서비스 제한까지도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제한하기는 어렵다”며 “각종 제한 조건을 거는 선에서 데이터를 상업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블랙마켓 형성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