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비자 기만 넘어선 홈쇼핑 사기, 과징금으론 부족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GS SHOP·CJ오쇼핑·롯데홈쇼핑 3사에 방송법상 최고 수준의 제재인 과징금 처벌을 결정했다. 201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그럴만하다. 홈쇼핑업체들은 60만원대의 가짜 백화점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최대 22만원까지 저렴하게 판다고 속였다. 그뿐이 아니다. 가장 낮은 가격대의 김치냉장고를 출고가 그대로 판매하면서 백화점에서 판매중인 최고가 모델과 비교해 수백만원 싼 것처럼 꾸민 사실도 드러났다. 제품을 누구보다 잘 하는 해당 가전업체 직원까지 출연시키기도 했다.

이 정도면 소비자 기만을 넘어 사기에 속한다. 방심위는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 기간 및 횟수 등을 따져 과징금 액수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홈쇼핑은 방송채널이어서 방송법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 최고수준의 제재가 과징금일 뿐이다. 게다가 최대 5000만원이다. 너무 경미하다. 사람을 속이고 부당한 이득을 취하면 사기죄로 형사 처벌을 받는다. 홈쇼핑의 부당 허위 과장 판매행위가 매년 반복되며 근절되지 않는 이유다.

2년전 소비자보호원이 홈쇼핑 상품판매 방송 100개를 분석했더니 70%가 ‘방송사상 최저가’ ‘단 한번도 없던 초특가’ ‘방송종료 후 가격환원’ 등의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했다. 대부분 거짓으로 밝혀졌다. 이런 용어는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방송을 타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너무 적은 과징금으로 인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대폭 상향조정을 꾸준히 요구해오고 있다. 실제로 홈쇼핑이 불법행위로 얻은 이익보다 이후 받게 되는 처벌로 인한 손실이 커야 부당행위 근절이 가능하다. 충분이 납득되는 요구내용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업계의 자정노력이다. 홈쇼핑업계는 지금 제 무덤을 파는 꼴이다. 온라인 쇼핑몰 등 경쟁이 격화되는데다 소비자들도 점차 현명해지고 있다. 이미 정체 상태에 들어선 시장상황이 이를 반증한다. 올해 예상 홈쇼핑 시장 규모는 지난해 17조1931억원보다 7% 가량 성장한 18조원대다. 20년 가까이 두자리수 성장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지만 2013년 이후 4년째 한 자릿수의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있다. 방심위도 소비자 불만을 의식해 소비자 기만 행위을 위한 홈쇼핑 전담 심의부서인 ‘상품판매방송팀’을 신설했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내건 캐치플레이즈가 ‘국민에게 사랑받고 중소기업에 힘이 되는 TV홈쇼핑’이다. 캐치플레이즈부터 허위 과장이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업계 스스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환골탈태가 시급하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