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이영하, 빨리 입장을 내놔야 한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배우 이영하는 빨리 공개적인 입장을 밝혀야 할 것 같다.

미스코리아 출신 50대 여성 A씨가 36년 전 톱스타 남자배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는데, 그 가해자로 이영하가 지목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두 사람 사이에 주고받은 카톡 대화 내용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미투’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기 때문이다.

배우 이영하

A 씨가 TV조선 ‘뉴스7’을 통해 공개한 카톡에는 이영하는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35년 됐나요? 얼굴 보고 식사라도 하며 사과도 하며~ 편한 시간 주시면 약속 잡아 연락드릴게요”라고 답장을 보냈다고 돼 있다.

이 내용에 화가 난 A 씨가 답장을 하지않자 이영하는 다시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싶네요. 너무 힘들어 꼼짝 못하고 누워 있네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A 씨가 무려 36년이나 지난 사건을 다시 들추는 것은 지금까지 마음속으로 정리가 안돼 괴로움속에 지내왔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A 씨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성추행이자 강간에 가깝다. 이에 대한 이영하의 문자 답변은 이를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A 씨가 공개한 팩트가 맞다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피해자를 또 한번 크게 분노하게 하는 것이다.

사과가 진성성을 담기 위해서는 “본의 아니게~”나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한다”와 같은 단서도 달지 말라고 한다.

이영하의 문자 답변은 오달수의 사과문에 포함돼 있는 ‘저는 이미 덫에 걸린 짐승처럼 팔도 잘렸고, 다리도 잘렸고, 정신도 많이 피폐해졌습니다’라는 정도를 훨씬 넘어 가해자 자신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수준이다.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싶다고 해놓고 “너무 힘들어 꼼짝 못하고 누워 있네요”라고 말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진심을 담은 게 아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힘들다고 말하는 건 사과라고 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피해자를 더 힘들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영하는 빨리 입장을 내놔야 한다. 피해자가 폭로한 내용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반박을 해야 한다.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여행사진을 올린 SNS를 폐쇄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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