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미투 피해자 입막는 현행 형법 개정 필요”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대책 TF 소속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정)은 19일 ‘미투 피해자 보호’를 위한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발표했다. 성폭력 등 범죄 피해자의 증언을 위축시키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적용 범위를 축소하는 법안이다.

이날 표 의원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요건에 ‘사람을 비방할 목적’을 추가하는 내용의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특정인을 비방할 목적 없이 성폭력 등 범죄피해사실 등을 밝힌 경우에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현행법에 따르면 적시된 사실이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는 그 사실을 적시하게 된 사정이나 취지와 관계없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제1항)’에 해당된다.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제310조)’고 하여 처벌을 면할 수 있는 좁은 길을 터놓기는 하였으나, 이를 위해서는 수사 및 재판 과정을 거쳐야 한다.

범죄의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그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를 역고소한 경우, 피해자가 기나긴 수사절차에 시달리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현행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조항이 정당한 문제제기를 하는 약자의 입을 막기 위한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표 의원은 “성폭력 피해자가 구체적인 피해사실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할 경우, 이는 현행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해당될 수 있어 숨겨진 피해자들의 증언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가해자가 자신을 방어할 수단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악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행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성폭력 피해자 이외에도 우리 사회 많은 약자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대한 ‘입막음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그 구성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규정해 무분별한 법적 공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특히 미투는 권력관계 또는 지시ㆍ감독관계에서 성폭력 등 불법적인 처우로 고통 받아온 피해자들이 우리 앞에 힘겹게 내어놓은 용기인 만큼, 그들의 증언이 법적 공방으로 소모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법안의 공동발의에는 김병기, 김성수, 김종대, 김중로, 박범계, 소병훈, 신창현, 안규백, 진선미 의원이 참여했다.

또한 표 의원은 최근 불거진 당 내 성폭행 논란에 대해 “정치공작에 의해 벌어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미투 공작설’이 대해 “미투의 특성상 피해자와 피해 사실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획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라며 “당 내부적으로는 정치공작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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