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낙태죄 공개변론… 9월 재판관 교체 앞서 결론낼 듯

-2012년 4:4 합헌 결정 이후 6년만… ‘12주 내 낙태 허용’ 쟁점
-이진성 유남석 김이수 재판관 인사청문회서 의견 밝히기도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헌법재판소가 낙태죄가 헌법에 어긋나는지를 놓고 공개변론을 열기로 했다. 합헌 결정 6년만에 결론이 바뀔지 주목된다.

헌재는 다음달 24일 서울 재동 청사 대심판정에서 의사 A씨가 낙태죄 처벌 조항인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이라는 점을 확인해달라고 낸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269조는 낙태한 여성을, 270조는 의료인을 처벌하는 규정이다. 올 9월 이진성(62ㆍ10기) 소장과 김이수(65·9기)·강일원(59·14기)·김창종(60·12기)·안창호(60·14기) 재판관이 한꺼번에 퇴임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 주심은 내년 퇴임하는 조용호(63·10기) 재판관이 맡았다. 통상 헌재 공개변론은 헌법연구관이 작성하는 보고서가 작성된 후에 열리기 때문에 변론 후 수개월 내 선고하는 사례가 많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재판관 다수가 낙태죄 유지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6년 만에 결론이 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헌 취지의 결정이 나더라도 모든 낙태가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쟁점은 임신 초기인 12주내의 낙태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다.

2012년 합헌 결정을 내렸던 재판관은 모두 퇴임했다. 새롭게 이 문제를 심리할 현 헌재에선 이진성 소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해 임기를 시작한 유남석(61·13기) 재판관 역시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인한 낙태는 의사의 상담을 전제로 허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고, 9월 퇴임을 앞둔 김이수 재판관도 “예외적으로 임신 초기 단계이고 원하지 않는 임신의 경우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우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주심인 조용호 재판관은 공개적인 의견을 밝힌 적이 없다.

헌재는 2012년 이 문제에 관해 합헌과 위헌 의견이 각각 4대 4로 팽팽하게 맞선 채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조대현 재판관이 퇴임하고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 8명만으로 결론을 내렸다. 반대의견을 냈던 이강국,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등 4명의 재판관도 낙태를 전면적으로 허용하자는 의견은 아니었다. 결론은 ‘초기’에 해당하는 임신 1주~12주 사이의 낙태를 허용할 것인가에서 달라졌다. 김종대, 민형기, 박한철, 이정미 4명의 재판관은 “태아가 독자적으로 생존능력을 갖췄는지를 낙태 허용의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태아는 그 자체로 임부와는 별개의 생명체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논거도 덧붙였다.

이와 달리 반대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태아가 독자적인 생명능력을 갖추는 임신 24주 이후부터 낙태가 허용되지 않는다면서도 그 이전에는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임신 13~24주까지의 ‘중기’에는 낙태시술로 인한 합병증 우려나 사망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초기인 12주까지만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yg97@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