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美 18명 ‘헬싱키 만찬’…“北, 남측 믿는 것 같았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남북한 미국의 ‘1.5트랙’(반민반관) 대화에서 북측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 한편, 남측에 대한 호감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의 한 참석자는 19일(현지시간) “한반도 문제에 여러 국가가 관련돼 있는데, 남측을 믿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참석자는 이같이 말하며 “북측 인사들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도, 5월 북미 정상회담 자체가 무사히 열릴지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럽게 바라본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핀란드 외교부는 이날 남북한과 미국의 전현직 외교관들이 모여 한반도 정세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핀란드 외교부는 이날 행사가 ‘학술적 차원에서 이뤄진 정례적 협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는 4월과 5일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만큼, 남ㆍ북ㆍ미 1.5트랙 참석자들은 회담에 대한 각 측의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1.5트랙 대화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이뤄져 관심을 받았다. 또 북측 참석자로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나서 남ㆍ북ㆍ미 탐색적 대화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높아졌다. 북한의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인사는 대미협상과 6자 회담 등 북핵문제를 전담한다.

최 부국장은 이날 핀란드 정부 주최로 열린 만찬에서 최근 국장 직무대행을 맡았다고 했다. 참석자에 따르면 최 직무대행은 국장 승진설에 대해 “아직 부국장이고, 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이던 최선희는 올해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했다.

이날 만찬에는 최 직무대행을 비롯한 북측 참석자 6명 등 남북미 참석자 18명이 대부분 참석했다. 만찬은 20∼21일 열리는 회의에 앞서 이번 회의를 후원하는 핀란드 외교부 초청으로 헬싱키 시내의 한 레스토랑에서 이뤄졌다. 만찬에서는 각각 4, 5월에 예정된 남북한,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상황과 관련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은 오후 6시부터 2시간 40분 정도 진행됐다.

이번 1.5 트랙 대화에는 한국 측에선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 신각수 전 주일 대사 등이, 미국에선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 대사,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 등 미국 측 일부 참석자들과 최 직무대행은 전날에도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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