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흑자 대우조선…희망을 넘어 부활을 말하다

부채비율 2185% → 281%로 감소
조직·인력감축 고강도 구조조정
원화강세·후판값 등 환경 불안에도
고부가 LNG선 잇단 수주로 돌파
자회사매각등 자구안 수행 지속
올 목표 20억달러 초과달성 전망

두 차례에 걸쳐 7조원의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이 부활하고 있다.

6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대우조선은 올해 잇따라 수주 낭보를 전하며 경쟁력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대규모 자산매각과 인력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된 데 이어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량 또한 급증하고 있다.

진통 끝에 단행된 구조조정이 본격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사 때와 확 달라진 현주소=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11조1018억원, 영업이익 7330억원(잠정치 기준)을 달성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부채비율은 2016년말 2185%에서 지난해 말 281%까지 줄었다. 부채비율이 2021년에는 채권단이 추정한 250%까지 무난하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5년 상반기에만 3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침몰하던 때와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지난해 채권단이 내놓은 부정적 시나리오는 현재 완전히 뒤집혔다. 상황은 낙관적이다.

대우조선해양 실사보고서를 작성한 삼정KPMG는 지난해 영업이익을 실제보다 26% 적은 5391억원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올해 영업이익을 875억원으로 예상했고, 내년부터는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강재가격 인상과 원화강세 등 대외적 환경이 좋지 않지만 대우조선해양이 LNG선 수주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수주 잔량도 LNG선이 절반 이상이어서 채권단 추정보다는 선방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우조선해양의 운명은 LNG선이 바꿔놨다.

LNG선 분야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지난달 말 현재 누적 수주 규모는 91척(수주액 222억달러 상당)으로 이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좋은 LNG선이 40척에 달한다.

수주도 기대 이상이다. 채권단은 지난해 수주액을 20억달러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30억달러에 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73억달러로 잡았다. 54억달러인 채권단 추정치보다 25% 이상 많다. 벌써 15억5000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올들어 수주한 12척의 선박 중 절반(6척)이 LNG선인 것도 고무적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NG선 위주의 조선업황 턴어라운드는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한 환경”이라며 “올해 LNG선 수주량은 최소 10척 이상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2022년까지 신규로 발주되는 LNG선이 169척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 샴페인 없다…구조조정 고삐 더 죈다= 방만경영과 저가수주로 좌초 위기였던 대우조선해양을 일으켜 세운 건 결국 국민세금이었다.

한국산업은행은 2015년 10월 수출입은행과 함께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의 자금수혈을 결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력과 조직을 축소하는 등 1조8500억원의 자구안을 마련했지만 회생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정부에 다시 손을 벌렸고 작년 3월 2조9000억원의 신규 지원을 결정했다.

나랏돈으로 연명하게 된 대우조선해양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어갔다. 2015년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성립 사장은 2020년까지 5조9000억원 상당의 군살을 빼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서울사무소 사옥을 1700억원에 매각한 뒤 같은 건물에서 셋방살이를 시작했고, 2015년 1만3500명에 달했던 임직원은 9900명으로 줄었다.

순환무직휴가제를 도입했고 직위에 따라 최대 40%까지 임금을 줄였다. 지난해까지 2조8000억원 상당의 자구안을 실행했고 연내에 1조3000억원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삼우중공업, 드윈드, 중국 블록공장 등의 국내외 자회사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거제지역 부동산 매각과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계획된 자구안을 무리없이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