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쪽 달하는 MB 구속영장…350억 횡령ㆍ110억 뇌물 혐의 적혀

-‘다스 이명박 소유’ 공소장에 기재… “80% 이상 소유”
-증거 인멸 우려ㆍ중대 범죄ㆍ형평성…구속 필요성만 1000쪽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검찰이 이명박(77)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7쪽에 달하는 구속 영장 청구서에는 110억 원대 뇌물 혐의와 다스(DAS) 비자금 등 350억 원대 횡령 혐의 등이 포함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9일 오후 5시 30분 이 전 대통령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뇌물수수 외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특가법상 조세포탈 ▷특가법상 국고손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도 적용했다. 지난 14일 이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한지 닷새 만이다. 

서울중앙지법은 21~22일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심사 일정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혐의가 많고 사안이 복잡해 심사 당일 밤늦게 또는 이튿날 새벽 심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정희조 기자]

▶증거 인멸 우려ㆍ중대 범죄ㆍ형평성…구속 필요성만 1000쪽=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사유 필요성을 법원에 설명하기 위해 정리한 의견서만 1000쪽이 넘는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조사에서 기초적인 사실 관계부터 부인하고 있고, 이 전 대통령이 영향을 미치는 측근들이 지난 특검 수사부터 최근까지 말을 맞춘 정황 등을 감안할 때 증거 인멸 우려가 높다. 또 검찰은 개별 혐의들이 구속 수사가 불가피한 중대 범죄인 데다 계좌 내역과 장부, 보고서, 컴퓨터 파일 등 물증과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이 확보돼 범죄 사실이 소명됐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이 범행의 최종 지시자이자 수혜자로 파악됐다는 점도 영장 청구의 결정적 사유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혐의 관련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른 종범들이 구속돼있고, 핵심적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실무자급 인사도 구속된 상황을 감안할 때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형평성 문제가 크게 흔들린다”며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들이 작년 박근혜(66) 전 대통령 구속 당시 적용된 혐의돌과 비교하여 질적ㆍ양적으로 가볍지 않다고 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다스 실소유주는 MB”…비자금 등 횡령 350억 원=검찰이 작성한 구속 영장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관계자는 “다스의 설립 과정, 설립 당시 자금 조달, 설립 과정에서의 의사 결정, 회사 경영의 주요 의사 결정, 회사를 통해 나오는 주요 이익을 누가 가졌는지를 따진 결과 이 전 대통령 소유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다스의 전체 지분 가운데 기획재정부 몫을 제외한 약 80%를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이 보유했다고 보고 있다. 다스 대주주였던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가 2010년 사망한 뒤 부인 권영미 씨는 상속세를 지분으로 납부하면서 정부가 주요 주주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이 받는 다스 관련 횡령액은 약 350억 원으로 ▷3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법인카드 부당 사용 ▷자동차를 제공 받은 혐의 등이 범죄 사실로 적시됐다. 다만 검찰은 횡령액에 대한 조세포탈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돼 적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계기인 청와대 차원의 다스 미국 소송 개입 의혹도 직권남용 혐의로 영장에 적혔다. 이 전 대통령은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재수 전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 등을 다스가 BBK에 투자한 140억 원을 회수하는 소송에 관여시킨 혐의를 받는다. 또 처남 김 씨 사망 이후 청와대 직원을 시켜 상속재산을 처분하고 상속세 납부 방안을 검토하도록 한 부분도 직권남용 혐의에 추가됐다.
지난 15일 오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21시간의 검찰 조사를 마친 뒤 비를 맞으며 서울중앙지검을 떠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 등 뇌물 110억 원=사건의 최대 쟁점은 110억 원대 뇌물수수 부분이 꼽힌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로부터 다스 소송비를 받은 혐의가 60억 원대로 가장 크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다스 실소유주 관련 ‘경영에 개입한 바 없다’고 부인했으나 검찰 판단은 달랐다. 공직자인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소유한 것으로 규정하면서 삼성전자의 소송비 대납을 직접뇌물죄로 봤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이 작성한 다스 소송비 대납 관련 대통령 보고 문건을 확보한 만큼, 이 전 대통령의 지시 또는 묵인을 입증하는 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검찰은 또 청와대 관계자들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받는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기획관은 특활비 4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김희중(50) 전 부속실장은 10만 달러(약 1억 원), 박재완(63) 전 정무수석은 2억 원 등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 특활비 수수에 대해서는 특가법상 국고손실 혐의도 적용된다.

다만 검찰은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입막음용으로 건네진 국정원 자금 5000만 원,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이 받은 10억 원 등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영장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20억 여원, 대보그룹으로부터 5억 원, ABC상사로부터 2억 원, 능인선원으로부터 2억 원, 김소남 전 의원으로부터 4억 원 등 민간 분야에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대통령기록물을 다스 ‘비밀창고’로 빼돌린 혐의, 부동산 등 차명재산을 보유하며 세금을 탈루한 혐의 등도 영장에 포함됐다.

▶MB 측 “이명박 죽이기…혐의 인정 못해”=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자 이 전 대통령 비서실은 즉각 “검찰이 덧씌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비서실은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지난 10개월 동안 정치 검찰을 비롯한 국가권력이 총동원돼 진행된 ‘이명박 죽이기’로 이미 예상된 수순”이라며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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