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영장청구] ‘대통령님’ 아닌 ‘피의자’…18개 혐의 따진다

-李 전 대통령 영장심사 어떻게 진행되나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가 이번 주 내 결론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에 출석한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두 번째로 법정에서 구속의 부당함을 다투게 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22일 박범석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이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영장심사는 검찰의 청구 시점 이틀 뒤 열리는게 일반적이지만, 검토할 자료가 방대하다면 하루 이틀 미뤄질 수도 있다. 지난해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영장 청구로부터 사흘 뒤 영장심사를 받았다.  

[사진설명=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정희조 기자]

영장심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은 99㎡(약 30평) 남짓한 공간이다. 이 전 대통령은 법정 한 가운데 위치한 증인석에 앉는다. 영장전담 판사와 마주보는 자리다. 판사석이 증인석보다 높게 설계돼있어 이 전 대통령은 영장전담 판사를 올려다보며 질문에 답해야 한다. 법정 왼쪽에는 검사들이 오른쪽에는 변호인단이 줄지어 앉는다. 조사관과 법정 경위, 심사를 마친 뒤 이 전 대통령을 데려갈 수사관들이 법정에 입회한다. 일반인은 방청할 수 없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18개 혐의를 설명하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 전 대통령이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있고 측근들과 최근까지 말을 맞춘 정황이 포착된만큼 증거인멸 우려가 높다고 소명할 계획이다. 검찰은 “계좌 내역과 장부, 보고서, 컴퓨터 파일 등 물증과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이 확보됐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변호인단은 혐의별로 반박에 나설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에게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뒤 영장 전담판사는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궁금한 점을 묻는다. 이 전 대통령은 혐의를 인정하는지 범행의 동기가 무엇인지 판사 앞에서 소명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십여 개에 이르는만큼 쟁점별로 심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 당시 ‘대통령님’이라 불렸지만, 법정에서는 ‘피의자’로 불린다. 심사가 길어진다면 재판부는 직권으로 휴정을 명령할 수 있다. 이때 이 전 대통령은 법정 옆 휴게실에서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다.

영장심사는 박 전 대통령의 경우보다 훨씬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30일 휴정시간을 포함해 총 8시간 40분 동안 영장심사를 받아 역대 최장 기록으로 꼽혔다. 이튿날 새벽 3시 3분 영장이 발부될때까지 총 16시간 40분이 걸렸다. 이 전 대통령은 13개 혐의를 받던 박 전 대통령보다 혐의 개수가 많고 쟁점이 복잡해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영장심사에 대비해 A4용지 분량 207쪽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별도의 의견서 1000쪽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이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검 10층 조사실에서 결과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도 같은 곳에서 법원 결정을 기다렸다. 검찰 관계자는 “대기 장소는 법원 영장에 따라 정해지지만 전례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심사를 마친 영장 전담 판사는 서울법원종합청사 사무실로 이동해 외부와 연락을 끊은 뒤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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