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반대’로 뭉친 野, 속내는 제각각

- 시점 원하는 자유한국당, 비례성 강화 원하는 바른미래
- 한국당 ‘야4당 개헌정책협의체’ 제안…여당 고립될까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반대지만 같은 반대가 아니다. 겉으로는 ‘4년 연임제’와 ‘이원집정부제’의 싸움이지만, 속내엔 선거구제와 시점 문제가 깔렸다. 한국당은 이에 ‘비례성 강화’를 약속하면서 공동전선을 피자고 제안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개헌에서 중ㆍ대선거구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관철해야 한다. 해당 제도로 비례성을 강화하면 소수 정당에 투표해도 사표가 될 가능성이 작아진다. 바른미래 핵심 한 관계자는 21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제일 중요하다”며 “정부형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는 이에 이원집정부제와 총리 선출 방식을 유지한 대통령제 중 하나를 당론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다당제를 위한 비례성 강화제도가 합의된다면 권력구조는 충분히 열어두고 논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관계자는 “애초 헌법개정과 정치개혁을 묶은 것도 국민의당이 주장하고 관철시켰다”며 “개헌 논의 과정 속에서 선거제도를 협상할 수 있도록 틀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수정당은 결국 거대 양당에게 유리한 선거구제로 이번 논의가 마무리될까 걱정한다. 그 때문에 개헌과 선거제도를 묶어서 청와대를 압박하는 것이다. 이번에 소수 야당 전부가 개헌에 반대 견해를 피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 관계자는 “기초의원 선거구 확대도 보라, 안 하지 않느냐”며 “거대 양당은 소선거구제가 유리하다. 그래서 진정성이 없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사진설명=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전략 수립을 위한 중진의원-상임ㆍ특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반면 자유한국당은 ‘시점’이 문제다. 6월 13일로 개헌투표 시점이 못 박히면 한국당은 협상할 수 있는 여력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 한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도 개헌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며 “시점을 6월로 못 박아서 지방선거에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선방해야 하는 한국당 입장에서는 개헌안 시점이 못 박히면, 반대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호헌세력’ 딱지가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론으로 개헌안을 확정 짓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명분이다. 일단 시점 문제가 풀려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상임ㆍ특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야4당 개헌정책협의체 만들어 문재인 정부 관제개헌에 공동 대안 제의한다”며 “개헌정책협의체를 위해 한국당은 국민대표성과 비례성 강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이 비례성 강화를 약속하면 바른미래는 물론 범여권 입장이던 평화당도 흔들릴 수 있다. 시점을 미루길 원하는 한국당과 선거제도 개혁을 원하는 소수정당 사이 조건이 맞아떨어진다.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통화에서 “(야당이 전부 반대하면) 국민은 안 되는 개헌안을 밀어붙이려 해서 야당을 죽이려 한다고 인식한다”며 “앞으로는 그들에게(민주당) 좋게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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