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미투 정국’ 또 다른 논란의 중심 젠더범죄…처벌기준은 ‘아리송’

-젠더범죄 매년 급증하며 ‘기승’인데
-처벌기준 미흡…‘기본법’ 제정 시급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경찰청이 전국에서 발생한 스토킹 범죄와 데이트폭력 사건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스토킹 범죄 집계 건수는 3년전과 비교했을 때 46%, 데이트 폭력은 54.4%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 지난해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가 진행한 조사에서 전체 성폭력 사건 보도 151건 중 사건의 2차 피해를 유발한 경우는 전체 보도건수의 47.7%를 차지했다.

폭력 관련 자료사진. [연합뉴스]

‘젠더(Gender)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처벌기준은 불분명하고 미약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젠더 범죄를 ‘방조’하다시피 하는 사회 전반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젠더 범죄란 성별적 위계관계에 기반한 범죄 전반을 지칭하는 용어다. 성폭력과 성매매ㆍ가정폭력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성범죄 뿐만 아니라, 스토킹ㆍ데이트폭력ㆍ디지털 성폭력과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 등을 동시에 지칭하는 용어다.

21일 경찰과 여성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스토킹 범죄 검거 건수는 436건, 데이트폭력은1만303건에 달했다. 해마다 검거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당 범죄는 연인 혹은 결별한 연인관계에서 주로 발생했다. 지난 2016년에는 결별을 요구한 여자친구의 집에 몰래 잠입한 3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칼로 6차례 찔러 살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디지털 성폭력 문제도 매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들어 미투(#MeTooㆍ나도 피해자다) 피해자들이 실명을 공개하고 증언을 이어가고 있는데, 상당수 누리꾼들은 여기에 성적인 댓글을 남겼고 많은 피해자들은 고충을 호소했다. 언론도 자극적인 보도로 물의를 빚었다. 검찰이 직접 나서 “2차 가해자들을 엄벌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정도다.

하지만 이같은 범죄에 대한 처벌은 모호한 상황이다.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형법에서는 데이트폭력에 대한 처벌 및 피해자 보호ㆍ스토킹범죄에 대한 피해자 보호 조치 등이 마련돼 있지 않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은 ‘경범죄 처벌법’의 적용을 받는다.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괴롭힘’을 자행했을 경우, 여기에 따라 경범죄 처벌법의 적용을 받는데 경범죄인 만큼 상당수 가해자들이 훈방조치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성폭력의 경우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전기통신 사업법’에 따라 처벌을 받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례법’ 제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상당수는 국회 임기 만기까지 법안 통과가 되지 못해 폐기됐고, 일부는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로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처벌 기준이 약한 스토킹 범죄 등의 경우는 처벌 기준을 강화하고, 개별법으로 다룰 수 없는 문제들을 포괄할 ‘젠더폭력방지 기본법(가칭)’ 제정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성범죄 피해 전담 국선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신진희 변호사는 “처벌 규정이 미약한 경우에는 만들 필요가 있고, 가중처벌이 필요할 경우 특례법의 적용도 필요하다”면서 “(미투 문제 등 젠더 범죄)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론장이 최근 마련된 만큼, 젠더 범죄 해결에 대한 논의 마무리가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정부도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우월적 지위, 즉 권력을 이용해서 자행하는 성적 폭력이 잇달아 공개되고 있다”면서 “권력 앞에서 저항하기 어려운 약자에게 권력을 악용해 폭력을 자행하는 경우는 가중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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