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ㆍ최저임금인상ㆍ금리인상…정보통신공사업계 삼중고(三重苦)

- 정부, 망중립성 원칙 고수→통신사 투자여력 위축
- 정보통신공사업계 수주 물량 감소로 이어져
-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도

[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정보통신공사업계가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정보통신설비의 시공 및 유지보수 등을 담당하는 정보통신공사업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일부 중소업체들은 퇴출 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21일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가 정보통신공사업체 107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정보통신공사업 실태조사 분석’ 자료에 따르면 공사 수주 감소, 인건비 상승 등이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응답 업체들 절반 가까이(44%, 473명)가 ‘수주 활동’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자금 조달’(22%, 239명)의 애로사항도 많았다.

자금 악화의 원인으로는 올해부터 시행된 최저임금 인상(6470원→7530원)에 따른 ‘임금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내 시중은행의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해 공사업체의 체감경기도 지난해에 비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은 수주 감소에는 망중립성 원칙에 기반한 통신사업자의 투자 여력 축소가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망중립성(Network Neutrality) 원칙이란 인터넷 네트워크로 전송되는 모든 트래픽은 내용과 유형, 서비스나 단말기의 종류, 수신자ㆍ발신자와 관계 없이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는 원칙이다.

통신망 사업자(통신사)가 망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의 이용 콘텐츠나 서비스에 대해 차별 없이 같은 조건으로 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러한 원칙을 폐지해 통신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사들도 국내에서 망중립성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통신환경 진화,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서비스 등에 따른 트래픽 폭증 환경을 감안해 네트워크 이용 대가에 대한 적절한 비용 부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망중립성 원칙의 고수는 통신사업자의 투자 여력 위축과 정보통신공사업체의 실적 감소로 이어지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과거 통신 인프라 구축 환경 조성으로 활발하던 정보통신공사업 시장은 최근 들어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공사업체 실적은 2014년을 기점으로 하락 추세로 전환돼 2016년도 전년대비 3.5% 하락한 13조62억원을 기록했다.

공사업체 실적의 24.6%를 차지하고 있는 통신사들의 공사물량이 줄어들면서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약 9200여개의 공사업체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박상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사업체의 지속적인 사업영위 환경의 어려움은 시장 내 공사업체의 퇴출을 가속화시켜 인터넷 신산업의 구동 기반인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가 더욱 지체될 수 있다”며 “망중립성의 정책적 의사결정은 국가산업의 발전과 소비자 후생을 위해 변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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