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에 31년 걸렸다…문무일 검찰총장, 박종철 열사父 ‘사과 병문안’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문무일 검찰총장은 20일 고(故) 박종철 열사의 부친을 만나 과거사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검찰총장이 과거사 피해자 유족을 찾아 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총장은 이날 오후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의 한 요양병원에 있는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 씨를 찾아가 “과거의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겠다”며 사과의 말을 전하며 “무엇보다 먼저 사과 방문이 늦어진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문 총장은 “1987년의 시대정신을 잘 기억하고 있다. 당시는 민주주의냐 독재냐를 놓고 사회적인 격론이 벌어졌고 대학생들의 결집된 에너지가 사회를 변혁시키는 힘이 됐다”며 “그 시발점이자 한 가운데 박종철 열사가 있었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씨를 만나 검찰의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총장은 이어 “오늘 저희는 새로운 다짐을 하기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1987년에는 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이뤘고, 지금은 민주주의를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하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성숙된 시민 민주주의로 완성해 지금의 국민들에게 그리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인지가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총장은 “과거의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고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 사명을 다하겠다”며 “부친께서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기원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문 총장에게 검찰의 과거사 관련 사건의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직접 사과를 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안을 전달했다.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14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수배자 소재 파악을 위해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로 강제 연행돼 고문을 받다가 사망했다. 이후 치안본부는 “탁하고 책상을 치니 억하고 죽었다”며 단순 쇼크사로 발표했지만 물고문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후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지난달 초 법무부 산하 과거사위원회에서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는 사건으로 분류돼 1차 사전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검찰의 과거 인권침해와 검찰권 남용 사례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대검찰청에 설치된 과거사 진상조사단에서 해당 수사기록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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