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칼바람’…朴정부 사외이사만 남았다

본부장 고위임원 대거 퇴사
산은 출신 대표이사 곧 교체
해외부실, 매각실패 문책성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대우건설 고위임원 거의 전부가 회사를 떠나게 됐다. 해외부실이 드러나면서 매각이 불발된 데 따른 문책이란 분석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출신의 최고경영자(CEO)도 교체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당분간 박근혜 정부에서 선임한 사외이사들이 이사회를 주도하게 됐다.

대우건설은 최근 총 12명의 본부장급 임원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제출 받아, 19일 오후 이중 6명의 사표를 수리했다. 전무가 맡았던 이들 보직에는 상무급이 직무대리로 임명됐다. 대우건설이 연말 인사 시즌이 아닌 때 임원을 교체하거나 해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광화문 대우건설 본사

산업은행은 이미 매각 실패에 대한 후속 조치로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해외공사 현장 전수조사 등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조만간 상무들이 맡고 있는 실장급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며, 해외 부문을 축소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사에 남게된 고위임원 가운데는 국내 아파트 건설 등을 담당하는 주택건축사업 본부장이 유일하다. 최근 대우건설은 국내 아파트 건설에서 나오는 높은 수익으로 해외부실 부담을 상쇄하는 수익구조가 됐다.

현재 대우건설 이사회는 송문선 대표이사 외에 윤광림, 이혁, 최규운, 우주하 사외이사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6년 회계문제가 드러나면서 일부 사외이사가 교체되면서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지난 해 3월 주총에서 대부분 선임됐다. 우주하 이사(2019년3월)를 제외하면 2020년 3월까지가 임기다. 윤광림 전 제주은행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이혁 변호사는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변호를 맡았다. 우주하 전 코스콤 사장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구조조정 23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 안건은 이미 확정돼 CEO 등 경영진 교체를 위해서는 임싲 주총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늦어도 6월까진 신임 사장이 선임돼 본격적인 조직 쇄신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jumpcut@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