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어서옵쇼 ②] 비싸도 마실만큼만…용량 줄였더니 매출도 쑥~

-혼술 통해 소확행 느끼는 소비자 증가
-업체마다 용량 줄인 주류 잇따라 선봬
-국순당 ‘려 미니’ 3개월새 매출 5배 껑충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 30대 직장인 최수진(여ㆍ가명) 씨는 퇴근길 편의점을 찾는다. 내일 먹을 간단한 아침거리를 챙긴뒤 주류코너로 이동해 작은 미니 와인 한병도 장바구니에 담는다. 최 씨는 “일반적인 와인 한병은 용량이 많아 부담스러웠는데 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와인들이 나와 혼자 마시기에 안성맞춤”이라며 “가격과 용량을 모두 낮춰 언제든지 편하게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와인이 특별한 날 마시는 술이란 편견이 깨졌다. 덩달아 혼술(혼자 마시는 술) 열풍으로 인해 소주, 맥주부터 위스키, 와인, 전통주까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맥주와 치킨으로 혼술을 즐기는 모습.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고가의 대명사였던 위스키와 와인까지 소용량으로 출시되면서 혼자 간편하게 즐길 수 있고 가격도 다양하게 분포돼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맞물려서다. 이는 기존의 가성비나 가심비를 넘어서 나를 위한 가치 있는 소비를 통해 만족과 기쁨을 찾는다는 의미다. 최근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 450명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복 키워드’를 물은 결과 전체의 절반(51.8%) 이상이 ‘소확행’이라고 답했다. 소확행을 느낄 수 있는 키워드로는 혼술(50%)이 최다였다. 반려동물(19.8%), 음식(14.5%)은 뒤를 이었다. 이처럼 혼술의 장점은 원하는 만큼 마시고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가격이 저렴해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고객 감성과의 결합을 통한 만족을 중시하는 것이다.

국순당이 혼술족을 겨냥해 출시한 ‘증류소주 려(驪) 미니’가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려 미니는 용량이 75ml(소주 2잔 분량)로, 혼자 간단하게 즐기기에 좋다. 려 미니의 지난달 매출은 3개월 전인 지난해 11월에 비해 약 5배 이상 신장했다. 특히 ‘고구마 증류소주 려’는 신선한 여주산 고구마를 선별한 후 전통 옹기에서 1년 이상 숙성시켜 잡미를 없애고 고구마 향을 최대한 살렸다. 국순당 관계자는 “증류소주 려 미니의 인기 이유는 혼술족의 증가와 함께 국내에서는 맛보기 힘든 고구마 증류소주를 소용량 제품으로 개발해 소비자가 부담없이 편하게 구매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위스키 업계도 용량을 줄여 위스키는 고가라는 편견을 깼다. 기존에 700ml로 출시됐던 위스키 용량이 200ml 남짓으로 줄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도 낮아진 것이다. 이렇듯 위스키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손쉽게 위스키를 접함에 따라 젊은 소비자의 반응도 뜨겁다. 캠핑 마니아인 이병기(38) 씨는 “최근 캠핑을 할때 꼭 챙기는것 중 하나가 미니 위스키”라며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구할수 있고 사이즈가 작아 야외활동에도 적절하며 1만원대의 가격과 작은 용량으로도 6~7잔의 칵테일을 만들 수 있어 항상 가지고 간다”고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혼술족을 중심으로 와인이나 위스키, 전통주를 맥주처럼 부담없이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생일 등을 축하하는 특별한 날에만 먹는 비싼 술이란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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