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AS]여기에 주차하시면 앞으로 벌금 20만원입니다

[헤럴드경제 TAPAS=정태일 기자]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시설의 충전구역에 일반차량을 주차하거나 충전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각각 과태료를 부과함”

최근 국회를 통과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입니다.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충전장소에 해당 차량이 아닌 다른 차를 주차할 경우 벌금을 물리겠다는 규제 법안입니다.

그동안 충전소에 일반 차량을 주차하는 일은 비일비재했습니다. 오죽했으면 ‘얌체주차‘를 방지하려는 법안까지 나왔을까요?

법이 통과됐으니 사람들은 이전과는 달라졌을까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TAPAS팀이 지난 15~19일 충전소를 둘러본 결과 버젓이 일반 차량들이 주차한 사례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이브리드라도 다 되는 건 아닙니다

광화문 인근에 있는 한 공영주차장입니다. 충전소에 말리부 하이브리드가 주차돼 있었습니다. 얼핏보면 큰 문제는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이 모델은 별도 충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법안에도 “외부 전기 공급원으로부터 충전되는 전기에너지로 구동 가능한 하이브리드자동차”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라면 충전을 위해 차를 세워둘 수 있지만 일반 하이브리드는 해당되지 않는 것입니다. 

공영주차장 충전소에 주차돼 있는 말리부 하이브리드

   바로 옆 주차장 놔두고 대놓고 주차

사실 충전소에 충전하려는 차들이 매번 넘쳐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충전하는 모습이 안 보일 때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텅빈 충전소를 보면 누구나 ‘잠깐인데 어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울 도심의 이 곳 충전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변에 다른 주차장도 여러군데 있고 바로 옆 지하주차장도 빈 공간이 많았는데도 액센트 등 일반 차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도심 충전소에 주차돼 있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들

   굳이 혼잡층에서 이러셔야만 했나요

주말 오후가 되면 대형마트는 늘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습니다. 이 대형마트 충전소도 일반 차량들로 점령됐습니다. 여유 있게 트렁크를 열고 카트에서 물건을 꺼내는 모습도 보입니다. 차가 지나가는 자리까지 차지해 가뜩이나 혼잡한 이곳에 차들이 더욱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위층은 ‘여유’로 표시됐습니다. 한층만 더 올라가면 좋은 자리에 주차도 하고 충전소도 비워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일부 방문객들이 충전소에 일반차를 주차하고 물건을 싣고 있다

   퇴근 시간되면 자리 없다는 건 이해됩니다만

아파트 지하주차장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곳 옥수동 한 아파트도 저녁 7시가 되니 퇴근하고 돌아오는 차들로 몰려 충전소가 여지없이 일반 차량 주차장이 됐습니다.

주차난이 심각한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선 전기차 충전공간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주차공간이 없는데 빈 충전소에 주차 좀 하면 안되냐는 겁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확고했습니다. 해당 실무 담당자는 “원칙적으로 모든 충전소에 일반차를 주차하는 것은 법에 저촉된다”고 말이지요. 

옥수동 한 아파트 단지내 충전소에 일반 차들이 가득 주차돼 있는 모습

   그나마 개선되는 곳도 있네요

이번 법안을 통과시킨 국회는 ‘등잔 밑이 어두웠던 곳’이었습니다. 주말만 되면 전기차 충전소는 일반 차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랬던 곳이 최근 1주일 가량 지켜본 결과 충전용 차들만 주차되거나 대부분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충전소에 일반 차를 주차하는 경우는 없었고 19일에도 레이 전기차,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과 같은 충전 차량만 세워져 있었습니다. 

18일 국회 충전소가 비워져 있는 모습

   9월 13일부터 본격적용, 신고제 생길 수도

법안은 지난 13일 공포돼 6개월 뒤인 9월 13일부터 본격 시행됩니다. 남은 기간 정부는 구체적인 시행령을 만들어 법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다듬을 예정입니다.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되는 충전 방해행위 등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반차를 주차하기만 해도 벌금이 20만원이니 여기에 대한 보다 명확한 방침도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 지자체도 시민들이 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홍보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얌체주체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신고제도 논의될 수 있다고 서울시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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