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재권 겨냥 64조원 관세폭탄” 中 “농축산물 보복으로 트럼프 텃밭 타격”

미ㆍ중 무역전쟁 전면전으로
트럼프, 600억달러 대중 관세 발표 임박
기술ㆍ통신ㆍ지재권 제품 대상
中, 양패구상서 농산물ㆍ항공기 대응 가능성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이 주요 2개국(G2) 간의 갈등으로 굳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ㆍ알루미늄 관세와 관련된 각 국간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중국만큼은 예외로 두고 있다. 중국산 수입품에는 최대 600억달러(약 64조원)의 관세 부과 결정도 임박했다. 신중론을 펼치던 중국에서도 맞대응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G2가 각자의 손에 쥔 ‘관세 폭탄’이 쏟아져나오는 순간 전 세계의 교역질서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APㆍEPA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출품에 최소 300억달러(약 32조원), 최대 600억달러 규모의 ‘관세 폭탄’을 매기는 방안을 이르면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포함한 무역 상대국에 철강ㆍ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뒤 나온 추가적인 조처다. 여기에는 기술, 통신, 지적재산권 관련 제품이 우선적으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으로는 가구에서부터 운동화까지 수천 개의 품목이 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함께 미국이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에서 3752억달러(약 402조원)에 이르는 적자를 본 것에 대한 보복의 성격이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를 통해 “대중(對中) 무역적자를 1000억달러(약 107조원) 줄일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T는 미국 내 중국 자본의 투자, 중국인 비자 발급 제한 등도 무역제재의 일환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즉각적인 조치보다는 규정에 대한 초안을 작성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당초 미국은 철강ㆍ알루미늄 관세와 관련해 유럽연합(EU)과도 척을 졌지만, 무역전쟁이 G2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흘러가자 중국의 무역정책에 공동 대처하면 관세 면제 혜택을 주는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EU에 제시한 면제 조건 5가지 중 2가지는 ‘중국 압박’과 관련 있다. 중국의 무역 왜곡정책을 거론하는 것과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데 공조하는 것이다.

중국은 그간 관영매체를 동원해 이런 무역전쟁은 쌍방이 곤란한 ‘양패구상’(兩敗俱傷)이라며 신중론을 펼쳐왔다. 중국의 한 관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의 관세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신중하면서도 그에 비례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아예 미국산 농산물과 항공기, 첨단 제품을 겨냥한 전면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 세계화센터(CCG)의 훠젠궈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직접적인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며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량만 해도 이미 600억달러가 넘는다”라고 밝혔다. WSJ는 중국이 자국 시장 수출에 의존하는 대두, 사탕수수, 돼지 관련 미국 농축산업자에게 관세를 부과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이 무역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볼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이 회사는 중국이 향후 20년간 1조1000억달러(약 1179조원)를 들여 항공기 7200대 이상을 사들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무차별 관세에 따른 무역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케빈 브래디(공화당)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의 무역정책이 위험한 기로에 놓였다”며 “행정부는 고립주의와 세계적인 지도력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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